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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우승 ④]'수비의 달인'이 된 채선아-남지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3-31 20:44


채선아.

배구는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 돼야 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의 신체조건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서브가 강해졌다.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디그가 승패를 좌우하게 된 현대 배구다.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에 입맞춘 IBK기업은행에선 레프트 채선아와 리베로 남지연이 이 부분을 담당했다. 두 선수가 보여준 리시브와 디그는 공격수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채선아는 주전 레프트가 된 지 두 시즌밖에 안됐다. 창단 데뷔 시즌에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후에도 베테랑 레프트 윤혜숙에 밀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수비형 레프트로 이름을 날렸다. 2년간 음지에서 꽃피우지 못한 설움을 한 방에 풀었다. 2013~2014시즌 리시브 1위에 랭크됐다. 세트당 3.078개의 리시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채선아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함께 서브 리시브를 전담하던 신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떠나면서 홀로 서브 리시브를 책임져야 했다. 강한 책임감은 채선아를 성장시켰다. 이번 시즌에도 리시브 부문 가장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세트당 4.096개였다. 상대 서브를 많이 받아야 하는 조건과 정확히 세터에게 전달해야 하는 조건이 맞물려야 1위를 할 수 있게 된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 채선아다.


남지연.
'수비의 달인'이 한 명 더 있다. '월드 리베로' 남지연이다. 남지연은 이미 여자 배구에선 최고의 리베로로 정평이 나 있다. 2001년 GS칼텍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2년 슈퍼리그 리베로상을 시작으로 2006년, 2010년 V리그 수비상을 수상했다.

남지연은 2012년 기업은행으로 둥지를 옮겼다. '노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GS칼텍스에서도 당시 남지연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러나 남지연은 기업은행에서 '제2의 전성기'를 꽃피웠다. 2013년에도 수비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남지연 앞에서 자신의 공격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자 눈물을 보인 적도 많았다.

태극마크는 12년째 달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부터 대표 선수가 됐다. 무엇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배구 금메달을 이끌었고, 세 차례 세계선수권과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신들린 수비로 '월드 리베로'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이들이 없었다면 올 시즌 초반 고비를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공격수만큼이나 중요한 두 선수"라고 칭찬했다.

화성=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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