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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리더' LIG 하현용, 한국전력 격파의 일등공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1-30 17:21


하현용. 사진제공=LIG손해보험

네트 반대편 한국전력에는 '거포'들이 즐비했다. 2m12의 장신 쥬리치(25)는 높은 곳에서 내리꽂는 스파이크가 일품이다. 전광인(23)은 빠르고 점프력이 좋다. 기술도 갖추고 있다. 국가대표팀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서재덕(25)역시 파워가 넘친다.

하지만 상대팀 LIG손해보험은 전혀 움추러들지 않았다. 높이에서만큼은 지고 싶지 않았다. 올 시즌 세트당 2.953개의 블로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 하현용(32·LIG손해보험)이 있다.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LIG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2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1세트 막판이 승부처였다. 27-27듀스였다. 전광인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하현용의 벽에 막혔다. 다시 한 번 전광인이 나섰다. 이번에도 하현용이 스파이크 코스를 정확히 막았다. 팀동료 에드가(25)가 하현용을 들어올렸다. 하현용은 포효했다. 2개 연속 블로킹 득점이 경기를 결정지었다. 1세트를 잡은 LIG손해보험은 2,3세트를 연이어 따내며 3대0(29-27, 25-19, 25-22)으로 승리했다.

하현용은 화려하지는 않다. 대신 꾸준함이 무기다. 데뷔 후부터 이번시즌까지 매 세트 평균 0.4~0.6개의 블로킹 득점을 유지해왔다. 빠른 발과 상대 공격수의 스파이크 코스를 예측하는데 능하다. 여기에 기본기가 좋다. 범실도 적다. 센터의 척도인 속공과 블로킹에서 매시즌 5~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1세트 막판 전광인을 막아낸 2개의 블로킹 역시 빠른 발과 코스 예측 그리고 기본기, 3박자가 갖춰진 덕분이었다.

올 시즌에는 리더십을 더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을 맡았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죽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하현용은 말로 후배들을 이끄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신 솔선수범한다. 훈련의 맨 처음과 마지막에는 언제나 하현용이 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주장이 솔선수범하니 다른 선수들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죽었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하현용은 1세트에서 2개를 포함해 이날 경기에서 4개의 블로킹 득점을 했다. 다른 선수들도 블로킹에서 하현용의 뒤를 따랐다. 에드가가 4개, 손현종이 2개를 더했다. 김요한과 양준식도 1개씩 했다. LIG손해보험은 블로킹으로만 13점을 올렸다. 블로킹 5개에 그친 한국전력을 압도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하현용은 "2연패한 뒤 주장으로서 팀을 추스리는데 집중했다. 이 경기를 잘 준비한 것이 승리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문용관 LIG손해보험 감독은 "블로킹에서 앞서가자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높이를 칭찬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우리 기회에서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지고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30일)

남자부

LIG손해보험(4승7패) 3-0 한국전력(6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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