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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공격과 수비 해법은 '세트피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7:02 | 최종수정 2013-11-21 07:55


1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A대표팀과 스위스의 평가전이 열렸다. 후반 한국 홍정호가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15.

3승3무4패, 12득점-11실점. 홍명보호 10경기의 성적표다. 시계를 잠시 스위스-러시아와의 2연전 이전으로 돌려보자. 8경기에서 9득점-8실점을 기록했다. 이 속에 다시 '0득점'과 '3실점'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홍명보호가 세트피스로 기록한 득점과 실점 수다.

세트피스. 소위 '데드볼'로 불리는 세트피스는 그라운드에서 공을 멈춰 놓고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코너킥, 프리킥 등이 이에 해당한다.(페널티킥도 세트피스에 해당하지만 홍명보호의 페널티킥 3득점은 제외) 현대 축구에서 세트피스의 중요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월드컵 등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단판 경기에서 세트피스는 약팀이 강팀을 잡는 중요한 무기로 꼽힌다. 반대로 강팀이 약팀의 밀집수비를 벗겨내는 방법 중 하나도 세트피스다.

그러나 홍명보호에 세트피스는 취약점이었다. 크로아티아전과 말리전에서 나온 프리킥에 이은 헤딩 실점,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에 내준 프리킥 실점 등 고비마다 세트피스에 무릎을 꿇었다. 총 8실점 중 3실점을 세트피스로 내줬다. 세트피스 실점률이 약 38%에 이른다. 이 경기에서 1승2패에 그쳤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메스를 꺼내들었다. '유럽 강호' 스위스-러시아와의 2연전에 앞서 '세트피스 주의보'를 내렸다. 홍 감독은 14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이례적으로 1시간 30분 훈련 중 1시간동안 세트피스 수비 훈련에 주력했다. 첫 무대는 지난 15일 열렸다. 상대는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E조 10경기에서 17골 중 5골을 세트피스로 넣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스위스였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세트피스 강호' 스위스를 상대로 세트피스 실점을 '0'으로 막아냈고, 오히려 세트피스로 득점에 성공했다. 기성용(선덜랜드)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완벽하게 머리로 밀어 넣었다. 킥의 파워와 정확도, 문전 침투와 점프 타이밍이 모두 완벽하게 이뤄졌다. 러시아전에서는 '장군'과 '멍군'을 동시에 불렀다. 전반 6분만에 기성용의 코너킥을 김신욱(울산)이 마무리하며 2경기 연속 세트피스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옥에 티는 러시아에 당한 세트피스 실점이었다.

크로아티아-브라질-스위스-러시아 등 '강호' 4팀과의 경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트피스 득점은 승률을 높여주고, 실점은 패배로 직결된다. 세트피스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스위스전에서만 승리를 따냈다. 잘만 활용하면 무기가 되지만 대비가 소홀할 경우 양날의 검이 되는 세트피스,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성적을 내기 위한 '해법'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세트피스를 무기로 만드는 것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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