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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올해 A매치 아듀, 브라질월드컵 16강행 과제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7:20 | 최종수정 2013-11-21 07:54



격동의 세월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후 A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과정에서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지만 목표는 달성했다.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사상 첫 축구 동메달 신화를 이끈 '준비된 지도자' 홍명보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닻을 올리기도 전에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기성용 SNS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홍 감독의 심경도 복잡했지만,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품에 안았고, 논란을 잠재웠다. 19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경기(1대2 패)가 올해 마지막 A매치였다.

동아시안컵 등 어느 사령탑보다 실전이 풍부했다. 5개월간 무려 10경기를 치렀다. 성적표는 3승3무4패였다. 겉만 보면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있지만 홍명보호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스위스(2대1 승), 러시아와의 최근 2연전에선 업그레이드 된 홍명보호 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은 대망의 월드컵 해다. 브라질월드컵은 6월 개막된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남았다.

홍명보 축구 침투, 태극전사들도 적응

홍 감독은 스위스, 러시아전을 앞두고 "우리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선수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짧지만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의 축구 색깔은 이미 태극전사들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7월 동아시안컵과 8월 페루전에서는 국내파를 비롯한 J-리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유럽파가 첫 소집된 것은 9월이었다. 5경기 만에 첫 승을 챙겼고, 강호 크로아티아(1대2 패), 브라질(0대2 패)전에선 연패를 당했다.


홍 감독은 결과보다는 실험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동안 44명이 소집됐고, 옥석가리기를 통해 베스트 11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소집에선 1m96인 김신욱의 재발견이 화두였다. 원톱 부재의 고민을 단번에 털어낼 만큼 상대팀에는 공포였다. 박주영(아스널)이 합류하면 더 위력적인 공격 조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명보호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체력과 집중력은 숙제

물론 숙제도 남았다. 월드컵에선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홍명보호는 최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15일 서울에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 후 다음날 두바이로 이동, 19일 러시아와 격돌했다. 태극전사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월드컵은 체력과의 전쟁이다. 정신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몸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유럽파를 소집할 수 있는 기회는 3월, 단 한 차례 뿐이다. 그리고 월드컵 개막 약 한 달전에야 최종엔트리를 소집, 본격적인 담금질을 할 수 있다.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법을 마련해야 한다.

집중력도 보완해야 한다. 문전에서의 골결정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러시아전에서도 골 기회만 살렸다면 역전패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한 순간에 흐트러지는 수비라인도 문제다. 수비라인에서의 실수는 곧바로 실점이다.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하다. 긴장의 끈은 놓지 않아야 한다. 선수들의 숙명이다.

플랜 A로는 모자란다, B~C도 완성해야

홍 감독이 런던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데는 뛰어난 위기대처능력의 힘이 컸다.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맞춤형 용병술로 그 공백을 메웠다. 지도력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월드컵까지는 7개월이 남았다. 태극전사들은 쉼표가 없다. 소속팀에서 리그를 소화해야 한다. 최대의 적은 부상이다. 모두가 부상에 노출돼 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는 23명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플랜 B와 C도 완성해야 한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의 휘슬이 울리기까지 붙박이 주전은 없다. 포지션별로 3~4배수의 인재풀을 마련해야 위기가 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홍명보호의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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