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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 인천 金 획득 실현의 열쇠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9-08 13:18 | 최종수정 2013-09-09 07:02


7일 일본 고마키 파크아레나에서 열린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에서 주장 하경민(17번)이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고마키(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분명 통쾌한 승리였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8일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 파크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대0(25-20, 25-20, 25-13)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특히 일본은 이날 아침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를 확정지으면서 축제 분위기였다. 한-일전 승리로 분위기를 이어가려했지만 수포가 되어버렸다. 박병래 남자배구대표팀 단장은 "적진에서 일본을 이렇게 이겨보는 것도 오랜만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다음 목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이다. 남자부에서 한국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여자부에서는 1994년 히로시마 금메달 이후 은메달만 3개(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를 따냈을 뿐이다.

대표팀의 성공은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가 흥행하려면 대표팀의 성공이 있어야 한다. 야구, 축구, 농구 등에서 이미 검증됐다.

한국 배구를 총괄하는 양대 기구인 대한배구협회(KVA)와 한국배구연맹(KOVO)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5일 양 단체는 손을 맞잡았다. 한국배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국가대표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국가대표 훈련 소집 및 선수선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여 제도화하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한 국가대표 훈련비 및 포상금 등의 지원계획을 양 단체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키로 했다. 긍정적인 행보다.

하지만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에 열악한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에서 막을 내린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에 나선 남자배구대표팀이 가장 좋은 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대회를 소화해냈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제공하는 숙소와 이동 수단 외에는 지원책이 별로 없었다. 빡빡한 예산 탓에 선수단과 외식을 하려해도 쉽지가 않다. 따로 빌린 차량이 없었다. 전력분석관은 다른 팀의 이동 차량을 얻어타고 체육관을 오가야 했다. 각종 대회 때마다 조직위 제공 차량 외에 별개의 차를 렌트하고 가이드를 붙여서 활동하는 다른 종목과는 크게 비교됐다.

코칭스태프의 신분에도 아쉬움이 많다. KVA는 2011년 박기원 감독을 선임하면서 '전임 감독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임제가 되면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감독 전임제는 예산상의 문제로 인해 3년간 표류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 차출이다. 대회때마다 최고의 선수들을 뽑을 수가 없다. 대표팀 경기는 V-리그가 끝나고 휴식을 취해야할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때문에 선수들은 대표팀 참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구단들로서도 피했으면 하는 눈치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박 감독이 힘들것이다. 부임 이후 뽑고 싶은 선수들을 한 번도 뽑은 적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고마키(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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