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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괴물용병' 대한항공 마틴, 가빈 대항마 될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1-04 12:16


대한항공 용병 마틴 네메크(왼쪽). 스포츠조선DB

올시즌 개막 전 프로배구 남자팀들의 최대 화두는 '로봇' 가빈 슈미트(삼성화재)의 대항마를 구하는 것이었다. 대한항공의 미국 대표팀 출신 에반 페이텍은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 무엇보다 신영철 감독이 중시하는 강한 서브를 보유하고 있었다. 에반은 지난시즌 서브왕(세트당 평균 0.500개)을 차지했다. 당연히 대한항공은 에반과 재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이 2011년 월드컵에 출전함에 따라 이번 시즌 1, 2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결국 대한항공은 에반과의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씁쓸함을 뒤로 하고 영입한 새 용병이 슬로바키아 국가대표 출신인 마틴 네메크(27)이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딱 두가지만 바랐다. 팀이 어려울 때 한방을 터뜨려주는 것과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보니 대박 수준이다. 새로운 괴물 용병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4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벌써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득점 각 3개 이상)을 두차례나 달성했다. 트리플크라운은 한시즌 10개 안팎으로 나오는 진기록이다.

용병답지 않게 팀에 헌신하려는 자세가 돋보이는 마틴이다. 다소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선수단에 빨리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지난달 25일 상무신협전에서 올시즌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뒤 "상금을 선수단 회식비용으로 사용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어도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다. 식사시간 뿐만 아니라 회의 때 안되는 한국어로 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한국생활은 외롭지 않다. 팀 동료들이 있고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경기도 신갈에 위치한 25평 남짓한 대한항공 외국인 숙소가 안식처다. 아내 역시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아내는 한국에서 아기를 낳고 싶다고 할 정도다.

고대하던 가빈과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6일 삼성화재를 만난다. 이 경기에서 분명 경기력이 가빈과 비교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자존심 대결은 일단 미뤄뒀다. 마틴은 "가빈과 나와의 대결이 아니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승점 3을 따내는 경기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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