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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판 장우진·신유빈 건재…기대주 오준성·김나영 깜짝 활약
혼성단체 월드컵이 출범한 작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이다.
한국은 매치 점수가 아니라 각 매치의 게임 점수 합계로 먼저 8점을 따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을 절감했다.
8개 팀이 겨루는 본선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중국에 4-8로 덜미를 잡혔던 한국은 결승에서도 1-8로 완패했다.
결승 첫 경기 혼합복식의 조대성(삼성생명)-신유빈(대한항공) 조가 중국의 남녀부 세계랭킹 1위가 호흡을 맞춘 왕추친-쑨잉사 조에 1-2로 지면서 얻은 1승이 승수의 전부였다.
만리장성 허물기에는 실패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다.
한국은 예선을 포함해 전체 11경기 중 중국전 2패를 제외하고는 9승을 기록했다.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일본과 본선 2라운드 경기에서는 8-5 승리를 거뒀고, 홍콩과 2차례 맞대결에서도 각각 8-2, 8-5로 이겼다.
8개 팀이 겨룬 본선 2라운드에서는 중국이 7전 전승(승점 14)을 올린 가운데 한국은 6승 1패(승점 13)로 2위에 랭크됐다.
이어 홍콩 5승 2패(승점 12), 루마니아 4승 3패(승점 11)로 뒤를 따랐고, 일본은 3승 4패(승점 10)에 그치면서 5위로 밀려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의 남녀 간판 장우진(세아)과 신유빈은 건재를 과시하며 에이스로서 제 몫을 해냈다.
장우진과 신유빈은 일본과 본선 2라운드 경기 때 각각 남녀 단식 주자로 나서 다나카 유타와 사사오 아스카를 각각 2-1로 돌려세워 8-5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신유빈은 단식을 물론이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콤비인 전지희와 호흡을 맞춘 여자복식, 조대성(삼성생명)과 듀오로 나선 혼합복식에서도 활약하며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남녀 기대주 오준성(미래에셋증권)과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과 중 하나다.
18세의 오준성은 중국과 본선 2라운드 세 번째 남자단식에 나서 세계 1위 왕추친을 맞아 0-3으로 졌지만 1세트와 3세트 듀스 대결을 펼쳤다.
오준성은 앞서 올해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 8강에서 왕추친을 3-1로 꺾는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키며 동메달을 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19세의 여자 기대주 김나영도 중국과 본선 2라운드 때 세계 1위 쑨잉사에게 1-2로 졌지만, 첫 세트 듀스 대결을 12-10으로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이 여자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알린 한국 탁구는 대한탁구협회 수장이 왕년의 스타 유승민에서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로 바뀌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태성 회장은 왕년의 유남규, 김택수, 현정화 등과 함께 혼성 단체전이 열린 중국 청두를 찾아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김택수 협회 실무부회장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중국 벽을 실감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중국 외 다른 나라에 패배가 없는 건 의미 있는 결과다. 대표팀이 신구 조화로 팀워크가 좋아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팀을 이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석은미 코치는 "이번 대회는 혼성 월드컵답게 남녀 선수가 힘을 모아 한뜻으로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어 경기 내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면서 "11경기를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서로 격려하며 결승까지 진출한 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석 코치는 이어 "남녀 복식에서 강점을 살려 좋았던 반면 단식에서 경기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다만, 오준성, 김나영 선수가 톱랭커들과 점점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경험을 쌓고 세계 정상을 향한 꿈을 가진 건 값진 수확"이라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