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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점으로 전체 회의 9-2로 통과…김승수 의원 '부실 평가' 지적
이기흥 회장은 5일(한국시간) IOC 집행위원회가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릴 총회에 제출할 임기 연장 위원 명단에서 빠졌다.
내년 12월에 정년(70세)을 채우는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더는 활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는 지난달 12일 열린 전체 회의 때 이 회장의 IOC 위원 연장을 전제로 평가한 소위원회 채점 결과를 토대로 체육회장 3선 도전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됐다.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려면 그에 앞서 대한체육회장 직위를 유지해야 한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스포츠공정위 전체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량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 진출(10점) 항목에서 8점, 정성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 항목에서 16점을 받았다.
두 항목 합계 총 30점에서 24점을 받은 이 회장은 소위 평가에서 100점에 기준(60점)을 훨씬 웃도는 76점을 받았고, 전체 회의에선 위원 11명 중 9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문제는 소위가 후한 점수를 준 배경에 내년 정년이 되는 이 회장의 IOC 위원 '임기 연장'을 사실상 전제하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정량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경력(5점)에서 5점 만점, 국제기구 진출등급(5점)에서도 3점을 각각 받았다.
이날 회의를 진행했던 위원장 직무대행이 이 회장이 국제기구 진출등급 3점을 받은 근거를 묻자 체육회 실무 책임자는 "내년 12월까지 (임기가) 확정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3점으로 넣었다"고 답변했다.
이 직무대행은 '내년 정년 70세가 되는데도 3점을 준 이유가 뭔가'라고 재차 물었고, 다른 위원이 "정년이 되더라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정년에 이른 IOC 위원 중 최대 5명에 한해 최대 4년간 임기를 IOC 총회 투표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언급한 것이지만, 이 회장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정성 평가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에서도 20점 만점에 16점을 받았으며, 이 부분도 이 회장의 IOC 위원 정년 연장을 전제로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한 위원은 "정년은 70세이나 IOC가 규정을 개정해 10명 이하에 대해 4년 임기 연장이 가능하게 되어 있고, 객관적으로는 이 회장의 정년 연장되는 첫 사례로 아시아권에서 되는 게 유력하다고 보기 때문에 인정받았다"고 높은 점수를 준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공정위원들의 잘못된 예측에 따른 후한 점수 덕에 3선 도전 승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은 "이 회장이 국제기구 임원 진출과 관련한 정량평가 및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건 특정 위원들의 일방적 주장과 이 회장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이 69세임을 고려하면 IOC 정년 기준으로 연임이 불투명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고득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반영되지 않았고, 이 회장은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연임이 승인됐으나 IOC 위원 임기 연장은 무산됐다"며 공정위의 부실 평가를 꼬집었다.
스포츠공정위는 이기흥 회장의 특별보좌역 출신의 김병철 위원장이 이끌면서 일찌감치 '셀프 심사' 비판을 받아왔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 회장이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받았고, 직원 채용 비리와 진천선수촌 용역 비리 등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범죄사실 없음에서 5점 만점, 단체운영 건성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것도 부실 평가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