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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 임기연장 무산' 이기흥 회장, 공정위선 '후한' 점수

기사입력 2024-12-05 13:21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헌액패와 증서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6 dwise@yna.co.kr
[대한체육회 자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스포츠공정위, 3연임 승인 심사 때 사실상 '임기 연장' 전제 평가

76점으로 전체 회의 9-2로 통과…김승수 의원 '부실 평가'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직무 정지를 당한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에 실패한 가운데 체육회장 3번째 연임 승인 심사 때 사실상 IOC 위원 임기가 연장되는 것을 전제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기흥 회장은 5일(한국시간) IOC 집행위원회가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릴 총회에 제출할 임기 연장 위원 명단에서 빠졌다.

내년 12월에 정년(70세)을 채우는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더는 활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는 지난달 12일 열린 전체 회의 때 이 회장의 IOC 위원 연장을 전제로 평가한 소위원회 채점 결과를 토대로 체육회장 3선 도전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됐다.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려면 그에 앞서 대한체육회장 직위를 유지해야 한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스포츠공정위 전체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량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 진출(10점) 항목에서 8점, 정성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 항목에서 16점을 받았다.

두 항목 합계 총 30점에서 24점을 받은 이 회장은 소위 평가에서 100점에 기준(60점)을 훨씬 웃도는 76점을 받았고, 전체 회의에선 위원 11명 중 9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문제는 소위가 후한 점수를 준 배경에 내년 정년이 되는 이 회장의 IOC 위원 '임기 연장'을 사실상 전제하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정량평가 중 국제기구 임원경력(5점)에서 5점 만점, 국제기구 진출등급(5점)에서도 3점을 각각 받았다.

이날 회의를 진행했던 위원장 직무대행이 이 회장이 국제기구 진출등급 3점을 받은 근거를 묻자 체육회 실무 책임자는 "내년 12월까지 (임기가) 확정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3점으로 넣었다"고 답변했다.

이 직무대행은 '내년 정년 70세가 되는데도 3점을 준 이유가 뭔가'라고 재차 물었고, 다른 위원이 "정년이 되더라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정년에 이른 IOC 위원 중 최대 5명에 한해 최대 4년간 임기를 IOC 총회 투표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언급한 것이지만, 이 회장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정성 평가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에서도 20점 만점에 16점을 받았으며, 이 부분도 이 회장의 IOC 위원 정년 연장을 전제로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한 위원은 "정년은 70세이나 IOC가 규정을 개정해 10명 이하에 대해 4년 임기 연장이 가능하게 되어 있고, 객관적으로는 이 회장의 정년 연장되는 첫 사례로 아시아권에서 되는 게 유력하다고 보기 때문에 인정받았다"고 높은 점수를 준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공정위원들의 잘못된 예측에 따른 후한 점수 덕에 3선 도전 승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은 "이 회장이 국제기구 임원 진출과 관련한 정량평가 및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건 특정 위원들의 일방적 주장과 이 회장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이 69세임을 고려하면 IOC 정년 기준으로 연임이 불투명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고득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반영되지 않았고, 이 회장은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연임이 승인됐으나 IOC 위원 임기 연장은 무산됐다"며 공정위의 부실 평가를 꼬집었다.

스포츠공정위는 이기흥 회장의 특별보좌역 출신의 김병철 위원장이 이끌면서 일찌감치 '셀프 심사' 비판을 받아왔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 회장이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받았고, 직원 채용 비리와 진천선수촌 용역 비리 등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범죄사실 없음에서 5점 만점, 단체운영 건성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것도 부실 평가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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