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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오규진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 조사 결과 수사 대상에 오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직무 정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날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이 회장 등 8명을 직원 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으로 수사 의뢰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를 통해 대한테니스협회장 보궐선거를 방해한 혐의로도 수사 의뢰된 상황이다.
김승수 의원이 이 회장에 대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직무 정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유 장관이 이에 호응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유 장관은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의 관련 질의 때는 "국무조정실 점검단의 발표는 시작이고, 수사가 시작돼 본격적으로 조사가 되면 이것보다 훨씬 많은 비리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결과에 따라 직무 정지를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이날 전체회의에선 대한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가 열릴 계획이었으나 증인으로 채택된 이 회장이 국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스포츠 서밋에 참석하고,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 기구 관계자들을 면담하겠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지난달 24일 문체위 국정감사 때 증인 출석하지 않고 문체위의 동행명령에도 응하지 않은 채 체육회 직원들과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된 이 회장이 이날도 불참하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승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번 불참 사유인 해외 출장도 명백히 '꼼수 출장'이다. 스포츠 서밋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처음 참석한 데다 체육회 대리급 직원이 참석했던 행사"라며 "명백히 국회 출석 회피를 위한 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사비로 갔는데, 최초로 사비로 출장 간 대한체육회장"이라며 "행사 중에 IOC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있다는데, 국회에서 여러 질책에 대해 읍소나 구명을 위한 출장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언제부터 증인이 국회에 오고 싶을 때 오고, 싫으면 안 올 수 있게 됐나. 문체위 국정감사가 언제부터 '폭탄주 회식'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게 됐나"라며 "이런 식으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연임이 부적절한 인사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체위 차원에서 연임 반대와 사퇴를 촉구 결의안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해서 채택한 증인의 불출석 문제에 대해선 엄정하게 위원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 회장의 불출석과 관련해선 추후 여야 간사위원 간 협의로 후속 조치 사항을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체위는 19일 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를 다시 추진하고 이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방침이다.
이기흥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연임 관련 심사 자료를 제출해 사실상 3선 도전에 나섰고, 4일 소위원회 심사를 마친 공정위는 12일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song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