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진 오빠처럼 정상에서 오래하고 싶어요."
|
3세트 임시현은 퍼펙트 30점을 쐈다. 모두 10-10-10이었다. 27점을 쏜 남수현을 압도했다. 하지만 남수현도 만만치 않았다. 남수현은 4세트서 10-10-10을 쏘며 29점의 남수현을 압도했다. 5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28-2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목표인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임시현은 이어진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랭킹 라운드 1위로 역시 남자 랭킹 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김우진과 함께 혼성전에 나섰다. 한국 양궁은 전통적으로 주요 국제대회 랭킹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에게 혼성전 출전권을 부여해왔다. 둘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궁사다. 호흡도 이미 맞췄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올해 1, 2차 월드컵에서 한 조로 출격했다. 1차 월드컵 우승도 합작했다.
혼성전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은 개인전마저 석권했다.
|
|
임시현은 "혼성과 단체전에서 이미 2관왕을 했다. 그전에는 결과에 집중했던 것 같은데 개인전은 과정에 집중해 보고 싶었다. 조금 더 즐겁게 경기를 하고자 했는데 결과까지 이렇게 좋게 따라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고 웃었다. 그는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어, 이게 되네, 즐기니까 진짜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임시현은 4강에서는 전훈현, 결승에서는 남수현과 맞붙었다. 그는 "한 명은 무조건 올라갈 수 있으니까, 오히려 둘 다 한국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수현과 결승에서 만났을때도 어차피 둘 다 메달인데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주먹 맞다이 하고 들어갔다"고 했다.
임시현은 승부처마다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나도 열심히 했으니까 내가 준비한 것을 믿고 했다"며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쏜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했다. 세리머니도 그런 의미였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 후 바로 올림픽 3관왕을 하는게 쉬운 확률인거 같냐고 누가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에서 그런 포즈를 했다"고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져서 에이스가 되어 있더라. 무게감을 느꼈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잠을 자고 싶다"는 임시현은 "일단은 4년 뒤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을 더 즐겨보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목표를 공개했다. 임시현은 "조금 오래 걸릴 수 있는데 우진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우진 오빠의 장점이 꾸준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 위치에서 그 정도로 꾸준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싶다. 앞으로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