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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하늘이 덜 감동한 것 같아요."
김민종은 이번 대회 유도의 최고 믿을맨이었다. 김민종은 지난 5월 제대로 '사고'를 쳤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이었다. 김민종은 준결승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루카스 크르팔레크(체코)를 모로걸기 절반으로, 결승에선 도쿄 은메달리스트 조지아의 구람 투시슈빌리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꺾었다.
유도 남자 100㎏ 이상급은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불린다. 해당 체급은 몸무게에 제한이 없어서 체격과 힘이 좋은 서양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에 유리하다. 한국 유도는 올림픽 역사상 남자 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도쿄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9개 금메달을 쓸어 담았던 일본도 남자 100㎏ 이상급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메달 획득조차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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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은 "바로 내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파리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패배는 큰 자양분이 됐다. 김민종은 멘탈을 키우기 위해 명상을 하고, 스포츠 심리 상담까지 받았다. 기술은 더욱 향상시켰다. 그는 체급이 낮은 선수들과 주로 훈련하면서 스피드와 체력을 끌어올렸고, 다양한 발기술을 배우며 기술 유도를 완성했다. 체격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에 초점을 맞췄고, 이를 위해 몸무게를 줄이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김민종은 파리로 떠나며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훈련을 버텼다"며 "이제 하늘이 제게 뭔가를 선물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만족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버티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는 결국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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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족은 없었다. 김민종은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아쉬운 마음뿐이다. 역사를 썼다고 하기에는 숙제가 많은 것 같다"며 "유도를 시작하면서 꿈이 올림픽 금메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이 덜 감동한 것 같다"며 "이 정도로는 부모님만 감동하지, 하늘은 감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네르가 나에 대해 많은 걸 연구하고 나온 것 같다. 반면 나는 연구가 부족했다"며 "원래 그런 기술을 잘 쓰는 선수인데 방어하지 못했다. 내가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민종은 "그 선수의 장점은 배우고 싶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대단한 선수와 맞붙은 것만으로도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결승에서 그 선수와 상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종은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하늘을 감동하게 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는 확실하게 그렇게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