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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일본과 중국, 개최국 프랑스를 차례로 상대하며 최고의 활솜씨를 뽐냈다. 3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어느새 남자 대표팀의 '상징'이 돼버린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도 여전했다.
김제덕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처럼 '형들' 뒤에서 기합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무관중으로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또렷하게 들렸던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는 레쟁발리드 경기장의 만원 관중 응원 소리에도 묻히지 않았다.
김제덕의 기합은 형들이 제 실력을 뽐내는 데에 도움이 됐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우진은 "김제덕 선수와 함께하면서 그런 것들(함께 응원하는 분위기)에 동화된 것 같다. 긴장이 뭔가 신나는 감정으로 바뀐다.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게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파이팅 소리에) 조금 놀란 건 있긴 하다"면서도 "같이 해주다 보면 더 파이팅이 생긴다. 같이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거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즐겁게 게임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는 상대방에게 압박감을 줄 수도 있다.
방송해설위원으로 파리를 찾은 2012 런던 올림픽 2관왕 기보배 광주여대 교수는 김제덕의 기합이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 "나도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였는데, 김제덕 선수에 비하면 난 비교할 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8강전에서 김제덕이 일본 선수들 쪽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김제덕은 "파이팅을, 다음에 올림픽 나가면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심판이 나에게 경고를 줬다. 상대를 향해 파이팅 외친, 도발적인 것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행히 파이팅을 더는 못 할 수 있다는 건 김제덕의 오해였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심판이 김제덕에게 공식적으로 경고를 한 것은 아니다. 구두로 '주의' 정도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력에 도움이 되고,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기합 소리를 김제덕이 멈출 이유는 없다.
다만, 파이팅을 외치는 '방향'을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ah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