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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내가 아닌 하늘이 이룬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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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전세계에서 열리는 WTT피더, 컨텐더, 스타컨텐더 등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랭킹포인트 전쟁을 펼쳐온 선수들의 올림픽 명운은 결국 선발전에서 가려졌다. 이은혜는 '베테랑 국내 최강' 양하은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양하은이 윤효빈(미래에셋증권)에게 패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신유빈, 전지희, 그리고 마지막 남은 파리올림픽 한 자리를 이은혜가 채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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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은혜는 "나를 위한 선발전이 아니라 긴시간 나를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하늘의 영광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의 뜻이 나를 올림픽에 보내주시는 거라면 될 거라 생각했고. 그렇지 않으면 안될 거라는 생각으로, 되든 안되든 감사한 마음으로 매순간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 감사하고 너무 기쁘다. 올림픽 선수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을 믿는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 하늘에서 하신 일"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은혜보다 더 기뻐한 건 '레전드' 당예서, 김경아 코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멤버다. 그후 3번의 올림픽에서 여자탁구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 파리에서 애제자가 금메달 역사를 이어주길 누구보다 열망하는 선배이자 스승이다. 김경아 코치는 "선발전 전 은혜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해줄 줄 믿었다"며 활짝 웃었다. 선수 시절 '독종'으로 유명했던 벤치의 당 코치는 눈물을 글썽였다. '귀화 레전드'로 대한민국에 수많은 메달을 안긴 당 코치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귀화 국대' 제자를 키워냈다. "은혜는 내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처음 만난 제자다. 10년 넘게 이 목표 하나로 함께 노력해왔다. 정말 성실하고 너무나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서 "선발전 내내 벤치에서 엄청 긴장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결국 해냈다. 내가 선수로 올림픽에 나갈 때보다 은혜가 올림픽에 나가게 된게 더 기쁘고 떨린다"며 감격을 전했다. "은혜에게 오늘까지만 기뻐하자고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말해줬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올림픽에서 은혜가 꼭 메달을 되찾아오길 기대한다. 나보다 더 잘해줄 것이다. 분명히 해줄 거라 믿는다"며 힘을 실었다.
이은혜는 "죽기살기로 할 것이다. 함께 하게된 지희언니, 유빈이 모두 정말 좋은 선수다. 서로 '케미'도 정말 좋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낸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