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종목의 베테랑 선수가 많지만, 이 정도면 레전드급이다.
신승원은 24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파크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단식 8강에서 이와부치 고요(일본)에게 0대3(7-11 7-11 7-11)로 졌다.
신승원은 "매 세트 7점까지 따라갔는데, 막판에 욕심을 내버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계 톱 랭커인 이와부치와는 세 번 맞붙어 모두 졌다. 2018년 인도네시아대회 때도 8강에서 만나 탈락했는데 대진운이 아쉽다"고 탄식했다.
|
신승원은 "장애인·비장애인을 불문하고 50대들은 보통 못 뛰어다닌다. 아예 출전 자체를 못한다. 다들 내게 아직도 선수를 하냐, 감독이나 코치로 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그간의 노력을 돌이키며 계속 아쉬움을 토로하던 신승원의 뒤로, 한 '젊은' 중국 선수가 지나가며 경기 소식을 물었고 이날 나란히 패배한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신승원은 "저 친구는 이번 대회 때 처음 봤는데, '멋있다. 아직도 선수냐. 소문을 들었다'며 먼저 찾아와 인사했다. 선수촌에서 오고 가는 버스에서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신승원은 "이란 선수도 나에게 번역기를 통해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을 했다. 하트까지 붙어 있더라. 그러면서 꼭 이기라고 응원해줬다"고 자랑한 뒤 "또 어떤 선수는 내게 35세로 보인다고 해, 실제 나이를 말하자 자신의 아버지와 나이가 똑같다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
국적 불문, 탁구 선수들의 아이돌이 된 신승원은 자신과 비슷한 노장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신승원은 "나와 또래인 선수들도 좌절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년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서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승원은 오는 26일 김군해(스포츠등급 Class 9·충북장애인체육회)와 짝을 이룬 혼합 복식에서 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