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6번째 아시안게임 탁구 에이스 김영건, 8번째 금메달을 바라보는 그는 마음이 편하다

탁구경기장을 찾은 장미란 2차관(왼쪽에서 세번째)이 김영건(맨 왼쪽), 김정길(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탁구대표 선수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남자탁구대표팀 에이스 김영건. 항저우공동취재단

남자탁구 대표 김정길. 항저우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탁구의 간판 김영건(스포츠등급 Class4·광주광역시청)은 2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조별예선 B조 1차전에서 차우드하리 자쉬반트 달상브하이(인도)를 3대1(11-3 11-8 11-13 11-5)로 가볍게 눌렀다.

김영건은 2002년 부산대회 때부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최고 베테랑이다. 이번 항저우대회가 여섯번째 아시안게임이다.

김영건은 이날 1, 2세트를 가볍게 잡아냈지만 3세트에서는 상대의 거센 반격에 흐름을 내줬다.

그는 "예선이라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상대가 생갭다 잘하더라. 상대 선수가 3세트에서는 코스도 더 좋고, 볼도 잘 넣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4세트에 내 플레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자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계속 아시안게임에 오고 있는데, 매번 긴장되는 건 똑같지만, 비슷한 상황을 많이 느껴봐서 어느 정도는 익숙하기도 하고, 마음가짐이 편하기도 한 것 같다"며 "경기 생각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984년생 김영건은 13세에 척수염으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김영건은 "16세 때 장애인복지관에 다른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러 갔는데, 문창주 코치님을 운명처럼 만났다"며 "재활운동 겸 시작했는데, 생갭다 탁구 실력이 빨리 늘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건은 탁구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탁구를 하면서 땀을 흘리거나 대회에 나가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지면 또 아쉬움도 든다"는 김영건은 "덕분에 장애로 인한 시련은 있었지만, 남들보다는 짧게 보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영건은 그간 다섯 차례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7개와 은메달 4개를 수확해 비장애인·장애인 선수를 통트러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하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 목표는 8번째 금메달이다.

김영건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온 김정길(스포츠등급 Class4·광주광역시청)과 복식에서도 환상의 호흡으로 금메달을 합작하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e-mail] 항저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