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7년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육상 간판'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의 눈에선 눈물이 글썽였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부터 4대회 연속 출전한 김국영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400m 계주가 커리어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경기이자 '라스트 댄스'였던 셈.
김국영은 들뜬 목소리로 "37년 만에 메달이라는 걸 땄다. 이제 시작이다. 내가 선수생활을 더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 금메달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때마다 꾸준히 400m 계주에서 메달이 나왔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도 꼭 홈팀 일본을 이기고 메달을 딸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
100m 한국신기록을 보유한 '육상 리빙레전드' 김국영은 "내가 올해로 16년째 국가대표를 하고 있다. 나는 운이 좋은 선수였다. 세계선수권대회 등 많은 대회에 나섰지만 메달은 처음"이라며 "16년간 연맹에서 지원을 많이 받았다. 이제 내가 후배들에게 지원받은 걸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38초74의 기록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0.01초만 단축했어도 한국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 전광판에서 기록을 확인한 선수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38초73 같은데… 항소를 해야하지 않을까요"라고 눙을 친 김국영은 "(빗물)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모두가 같은 조건 아닌가. 중국과 일본은 무난한 기록이 나왔다. 기록은 또 깨면 된다. 내년에 기록을 깰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
|
준비 과정에서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냐는 질문에 '내 자신을 의심해서도 안되고 동료들을 의심해서도 안된다. 너 자신을 믿고 동료를 믿으면 메달은 따라온다. 그것만 생각하자'고 말해줬다고 했다.
김국영과 팀을 이룬 이정태(안양시청) 이재성(한국체대) 고승환(광주광역시청)은 선배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이정태는 "국영이형이 은퇴를 안 했으면 좋겠다. 국영이형이 없었다면 메달은 힘들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에 몇번 출전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 자신감 등을 다 알려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재성은 "국영이형과 같이 뛰는 건 꿈이었다.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좋아서 말이 안나온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고승환은 "한번만 더 같이 뛰고 싶다"며 은퇴를 미뤄줄 것을 요구했다.
김국영은 단체사진을 찍은 뒤 취재진에 독사진을 요청했다.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렇게 김국영의 라스트댄스는 마무리됐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