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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서울시교육청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엔 스포츠 진로를 꿈꾸는 체육교육과정 특성화 학교, 거점학교 학생 및 교사 600여 명이 집결했다.
제자리 멀리뛰기 1차 시기, 한 남학생이 호흡을 가다듬은 후 목표지점을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펄쩍 뛰어올랐다. 착지와 동시에 스마트 계기판에 2m82가 찍혔다. 바닥엔 착지 지점을 표시하는 파란불이 켜졌다. 2차 시기는 자신의 기록, 파란불에 도전. 마음을 다잡고 다시 날아올랐다. 2m96, 착지지점에 빨간불과 함께 호기록이 찍히자 친구들이 '우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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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 명의 학생들이 운집한 개회식, 구자희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체육에 흥미와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같은 체육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서 정보를 교류하고 자신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자신의 꿈을 탐색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 체육인재를 위한 이 행사의 태동은 현장 체육교사의 문제의식이었다. 제자들이 입시 학원에 6만~7만원씩 내가며 실기고사를 치르는 모습을 본 유 신 송곡고 체육부장은 "아이들의 진로는 공교육이 챙겨야 하는데, 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걸 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2016년 체육중점학교를 운영하며 교내 실기모의고사를 직접 기획했고, 이듬해 이웃 2~3개교와 연대했고,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장학사들의 호평과 지원 속에 서울시교육청 전체 행사로 발전하며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가 후원사로 나섰다. 학교별 랭킹이 걸린 '스피드 체력장'엔 학교 자존심을 걸고 아이들이 젖먹던 힘을 다해 도전했다. 유 부장교사는 "체육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이뤄졌다. 뿌듯하다. 아이들의 꿈을 위한 이 '한마당'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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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참여학생, 교사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여자축구 활성화에 앞장서 온 전해림 덕성여고 체육교사(대한축구협회 이사)도 이날 2, 3학년 학생 4명과 함께 참가했다. 전 교사는 "체육 진로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시스템을 정말 잘 갖춰놨다. 작년에 처음 와보고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더라. 그래서 올해도 또 왔다"고 했다. "학교 내엔 이런 스마트한 측정장비가 없다. 자신의 기록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데 기술적으로 측정해주시고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교육청에서 체육 인재들을 위해 이렇게 힘써주신다는 게 감사하다. 이게 바로 공교육 정상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중학교까지 리듬체조 선수를 꿈꿨던 박지해양(17·덕성여고)은 체육교육쪽 진로를 결심했다. 리듬체조 선수다운 유연성으로 가볍게 '좌전굴(앉아서 앞으로 몸 굽히기)' 만점을 받은 후 "다른 학교 학생들을 보니 실기 입시 분위기가 확 느껴진다. 긴장도 되고 자극도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이 3번째라는 송곡고 3학년 안성환군(18)은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목표 삼고 있다. "다른 학교와 함께 모의 실기시험을 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전에 가면 확실히 긴장이 덜할 것같다. 시험장에 가면 혼자 몸 풀고 준비해야 하는데 미리 그 과정을 연습할 수 있고, 정확한 기록을 통해 내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체대 입시학원과 학교,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건 느낌부터 다르다. 장비도 좋고,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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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육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