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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서도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믹스트존에서 애써 마음을 추스러 "억울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던 안창림(24·남양주시청)이 은메달 시상대에서 울분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흰색 도복의 안창림은 초반 오노의 강공을 끈질기게 버텨냈다. 0-0, 팽팽했던 4분 정규경기는 연장 골든스코어로 돌입했다.
오노의 허벅다리 공격에 안창림은 한차례 넘어졌을 뿐 강력하게 버텼다. 1분11초, 업어치기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2분04초, 양선수가 지도를 하나씩 받았다. 오노의 전매특허 메치기 기술을 안창림이 버텨냈다. 승부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수비적인 자세를 취한 오노가 지도를 하나 더 받았다. 안창림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연장 4분30초를 넘어서자 두 선수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연장 5분 안창림이 지도를 받았다. 지도 2-2의 상황, 안창림은 사력을 다해 업어치기, 안뒤축후리기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연장 7분을 넘어서는 대혈투였다. 안창림과 오노가 한차례 격돌한 직후 심판이 갑자기 경기를 중단하더니 오노의 절반패를 선언했다. 오노의 공격에서 안창림의 오른 어깨가 매트에 닿았다고 판단했다. 경기장엔 야유가 쏟아졌다.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을 진행하는 동안 관중석에선 "코리아! 코리아!" "페어플레이!" 함성이 울려퍼졌다.
자카르타행을 준비하며 안창림은 오노를 넘는 법을 집요하고 치밀하게 연구했다. 정규경기 포함 11분간 이어진 매치에서 안창림은 오노에게 한순간도 밀리지 않았다. 더 공격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끝까지 도전했다. 간절했던 아시안게임, 11분의 대혈투, 비운의 안창림이 석연치 않은 판정에 울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