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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암벽여제' 사 솔(24·노스페이스)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클라이밍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사 솔은 26일 오전(한국시각)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에서 펼쳐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컴바인에서 1위 노구치 아키요와 총점 12점으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노구치가 사솔보다 3종목 중 2종목 순위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솔은 빛나는 은메달, 김자인은 눈부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출발이 좋았다. 스피드 종목에서 사솔은 파이널리스트 6명 중 당당 1위에 올랐다. 3조에서 선배 김자인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사솔은 9초16에 15m 암벽을 주파하며 9초20을 타이페이의 리훙잉을 0.04초 차로 따돌렸다. 결승에서 그녀의 파이팅은 눈부셨다. 카자흐스탄의 아셀 마를레노바를 상대로 0.01초차 짜릿한 승리로 기어이 1위를 꿰찼다. 사솔이 9초29, 마를레노바가 9초30으로 1-2위에 올랐다. 김자인은 5위에 랭크됐다. 스피드는 김자인의 주종목이 아니다. 리드, 볼더링 강자인 김자인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스피드종목 훈련을 시작했다. 스피드, 리드, 볼더링에 고루 강한 사솔은 눈부신 투혼을 발휘했다.
사 솔이 첫종목 스피드에서 1위를 꿰차며 금메달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두번째 종목 볼더링에서 일본의 도전이 거셌다. 한국이 일본에게 밀렸다. 일본의 노구치가 1위를 가져갔다. 놀라운 집중력과 유연성을 발휘하며 총 4개의 존에서 4번의 정상 등정에 모두 성공했다. 2위는 4개존에서 3번의 등정에 성공한 일본의 이토 후토바, 나란히 2개를 등정한 김자인과 사솔은 각각 3-4위에 올랐다.
주어진 시간안에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하는 리드는 '암벽여제' 김자인의 주종목이다. 김자인이 1위를 할 경우 순위는 순식간에 뒤집어진다. 한국과 일본이 두 종목에서 1위를 하나씩 나눠가지며 리드가 메달색을 결정짓게 된 상황, 한일 암벽여제들의 금메달 전쟁이 뜨거워졌다. 사솔과 김자인은 망원경을 들고 나란히 선 채 함께 진지하게 코스를 연구했다.
6명 중 두번째로 암벽앞에 선 김자인은 결연했다. 한발한발 침착하게 홀드를 밟으며 올라가더니 담대하게 전진했다. 결국 정상을 찍었다. 완등에 성공한 그녀를 향해 관중들이뜨겁게 환호했다. 혼신의 레이스를 마치고 로프를 나고 내려오는 김자인이 비로소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2009년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에서 첫 정상에 오른 김자인은 지난 10년간 리드 종목에서 세계 정상을 지켜온 여제다. 월드컵 최다우승(26회), 아시아선수권 11연패 역사의 레전드가 첫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품격을 증명해보였다. 스피드 5위, 볼더링 3위, 리드 1위, 총점 15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5번째로 등장한 노구치가 40번째 홀드에서 멈춰서며 볼더링 1위, 스피드 6위, 그치며 2위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등정을 시작한 사솔이 3위에 머물렀다. 사솔이 스피드 1위, 볼더링 4위, 리드 3위로 12점을 기록했다. 노구치와 똑같이 총점 12점을 기록했지만 볼더링과 리드 두 종목 순위에서 사솔보다 앞선 노구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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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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