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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다.
양궁장에서 당연히 볼 수 있던 태극기를 이번에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1위 장혜진(31)은 8강에서 탈락했고, 이어 강채영(22) 마저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놓친 건 2002년 부산대회였다. 당시 대만 유안슈치가 금메달, 김문정이 은메달을 땄다. 이후 한국은 2006년 박성현, 2010년 윤옥희, 2014년 정다소미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먼저 장혜진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양궁장에서 벌어진 디아난다 초이루니사(인도네시아)와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7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강채영은 4강에서 복병 중국의 장신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채영은 1세트를 29-29로 비겨 1점씩 나눠가졌다. 2세트도 27-27로 동점, 팽팽하게 맞섰다. 강채영은 3세트를 내줬다. 27-28로 져 2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강채영은 4세트 28-26으로 이겨 2점을 획득,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부처 5세트에서 25-29로 지면서 총 세트스코어 4대6으로 지고 말았다.
역시 세트제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양궁연맹은 2012년 런던올림픽 부터 세트제를 도입했다. 기존의 합산제로는 한국을 도저히 넘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마저도 잘 뛰어넘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가 9연패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리우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전종목 싹쓸이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세트제는 변수가 많았다. 한두발 실수는 돌이킬 수 없었다. 초반 실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무리 최강이라도 세발을 쏘는 세트제에서는 역전까지 쉽지 않았다.
한국 지도자들이 아시아 곳곳에 자리하며 한국식 양궁과 전법이 자리를 잡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변화무쌍한 바람도 넘어야 했다. 하지만 어떤 변수도 넘겨왔던 한국 여자 궁사들이었기에, 이번 노골드는 충격이 제법 클 듯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