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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카드였다."
김동철 이날 그 누구보다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혼자 10골을 몰아넣으며 공격에 앞장섰다. 조영신 감독은 "아껴뒀던 선수다. 한-일전을 위해 파키스탄과의 1차전에 나오지 않았다. 히든카드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989년생 김동철.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대한민국 핸드볼의 미래로 불렸다. 키(1m76)는 크지 않지만, 빠른 발과 정확한 슛을 앞세워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삼척고 3학년 때는 팀의 에이스로 전국대회 우승컵을 쓸어 담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동철은 충남체육회 소속이던 2013년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다. 무려 2년의 공백이 있었다. 그는 2015년 1월 상무에 자원입대, 재기를 노렸다. 김동철은 상무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핸드볼 코리아리그 준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리고 2017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본 리그로 이적을 선언한 것. 김동철은 김명혜 감독의 부름을 받고 도요타방직에 새 둥지를 틀었다. 낯선 환경이었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지난 시즌 일본 핸드볼 리그 베스트7에 선정될 만큼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김명혜 감독은 "김동철은 매우 빼어난 선수다. 하지만 부상으로 긴 시간 재활에 매달려야 했고, 소속팀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에서도 멀어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다시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제 실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과묵하고 묵묵한 편이라는 김동철. 그는 한-일전을 마친 뒤에도 짧은 각오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일본 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하지만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한 만큼 더 잘해서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시아 무대에서 또 한번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김동철은 20일 홍콩과의 본선 1차전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