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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처음이지? 각양각색 사연 가진 이색 선수들 향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30 17:22 | 최종수정 2018-01-30 19:25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최고 규모로 치러진다. 92개국 2925명이 평창을 찾는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88개국, 2858명)을 뛰어넘었다.

이 중에는 스타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이색 경력을 가진 선수들도 많다.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2인승. 사진제공=VISA
주로 평생 눈 구경 한 번 못하는 아프리카 국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나이지리아와 가나, 케냐, 에리트레아다. 우선 나이지리아는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 세 명을 파견한다. 그 주인공인 세운 아디군(32), 은고지 오누메레(27), 아쿠오마 오메오가(27)다. 2016년 9월 14일 처음 만난 이들은 최소 3개의 다른 트랙에서 열리는 공식 대회에 출전해 5차례 이상 완주해야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골반 부상과 헬멧 파손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이들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북아메리카컵에서 13위를 차지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다.


가나는 남자 스켈레톤에 한 명을 출전시킨다. 아콰시 프림퐁(32)이다. 세계랭킹 99위인 프림퐁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출전했던 타일러 보타(남아공)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출신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된다. 가나 태생인 프림퐁은 8세 때 네덜란드로 이주해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부상으로 육상을 접은 프림퐁은 봅스렐이로 전향, 네덜란드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소치 대회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이후 미국의 진공청소기 업체 외판원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그는 2015년 스켈레톤을 시작했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프림퐁의 평창행 스토리도 눈물겹다. 재정난으로 인해 세계적인 기업들을 향해 5만7000달러(약 6000만원)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던 프림퐁을 도운 건 현대자동차였다. 미국 유타 주에 있는 현대자동차 대리점인 '머독 현대 머레이'에서 자동차를 후원해준 덕분에 프림퐁은 훈련과 대회 출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케냐의 사브리나 시마더. ⓒAFPBBNews = News1

마메이 바이니. ⓒAFPBBNews = News1
케냐에서도 최초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를 파견한다. 사브리나 시마더(20)다. 케냐에서 태어난 그는 3살 때 어머니와 함께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눈과 친숙해졌다.

쇼트트랙에서도 이색 선수가 등장한다. 흑인 최초로 미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에 선발된 가나 출신 마메이 바이니(18)다. 바이니를 지도한 인물도 우리에게 친숙하다.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도 대회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 2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김윤미 코치(38)다.

마흔 살이 넘은 선수도 출전할 수 있는 곳이 동계올림픽이다. 독일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46). 2000대 초반 장거리 강자로 활약했던 페히슈타인은 그 동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총 9개 메달을 따낸 스타다. 이번에는 매스스타트에서 '역대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티오피아에 합병됐다 30년 넘는 투쟁 끝에 1991년 독립한 아프리카 북동부의 에리트레아에도 동계올림피언이 탄생한다. 스키 종목의 캐나다 이민 2세인 섀넌오그바니 아베다(22)다.


20년간의 후유증으로 이어진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코소보에서도 최초로 선수 1명을 출전시킨다. 난민 출신으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다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스키대표 베스닉 소콜리(36). 10대 때 코소보를 탈출하다 총에 맞고 칼에 찔리기도 했던 소콜리는 부모와 함께 가까스로 미국에 도착한 뒤 우연히 스키를 타러 갔다가 스키강사의 눈에 띄어 선수로 전향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호주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딴 에콰도르의 클라우스 융블루트 로드리게스(39)는 스키로 평창 설원 위에 선다. 유학 시절 스키를 익힌 그는 에콰도르에서는 스키를 훈련할 곳이 없어 스키에 바퀴를 달고 훈련했다.

말레이시아의 제프리 웹(19)도 국가 최초의 올림픽 알파인 스키 대표로 나선다.

올림픽 처녀 출전은 6개국이며 1명만 참가하는 '초미니 군단'도 17개국(가나, 남아공, 동티모르, 마다가스카르, 몰타, 버뮤다, 산마리노, 싱가포르, 아제르바이잔, 에리트레아, 에콰도르, 케냐, 코소보, 키프로스, 통가, 푸에르토리코, 홍콩)이나 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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