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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을 받고 있는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근태 기록과 통화 녹취록이 유출됐다.
사유는 모두 연락 두절로 기록됐다. 선배인 이현승과 박하명 캐스터가 각 2번씩 긴급 출근을 한 것으로 적혀 있다.
또 공개된 통화 녹취 내용에는 고인이 모친에게 선배의 괴롭힘에 대해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인은 통화 중 욕설을 섞어가며 격한 감정을 표하는가 하면, 동료 기상캐스터를 험담하기도 했다.
또 통화 녹취록은 속기사가 작업한 것으로, 법원에 제출된 자료다. 소송 사건번호까지 적혀 있다는 점 역시 수상쩍다는 반응이 많다.
유족이 오요안나를 괴롭힌 가해자로 보이는 MBC 기상캐스터 동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MBC가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기에, 가해자 혹은 MBC 측이 '여론전'을 위해 해당 자료를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뒤따른다.
그런가 하면, 지속되는 동료들의 괴롭힘에 불면증에 시달리던 고인이 정신과에서 우울증을 진단받았고, 잠에 들기 위해 수면제와 술에 의지하다 보니 방송 펑크가 있었다는 유족의 인터뷰와 정황이 일치하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사망 소식은 세 달 뒤인 12월에야 알려졌고, 이후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서울 마포경찰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를 시작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