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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코트 인터뷰]정현 "오른발은 진통제, 왼발만 메디컬 타임아웃 요청"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26 20:38


ⓒAFPBBNews = News1

기적은 아쉽게 부상 앞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세계 테니스계의 '신성' 정 현(22·삼성증권 후원)의 호주오픈 여정이 4강에서 막을 내렸다. 정 현은 26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의 2018년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기권했다.

경기가 끝난 뒤 정 현은 기자회견에서 만신창이가 된 몸 상태에 대해 털어놓았다. "경기 전 오른발은 이미 진통제를 맞은 상태였다. 더 이상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경기 중에는 왼발에만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정 현은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4위)와의 32강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와의 16강에서도 진통제를 맞고 경기했다.


ⓒAFPBBNews = News1
기권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러 질문을 던졌다. 정 현은 "'기권을 하면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일까'와 '페더러와 같은 멋진 선수와 팬 앞에서 경기하면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 경기는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라는 고민을 마지막까지 했다"며 "양발에 통증을 가지고는 더 이상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선수라면 어느 정도 부상은 당연히 가져가는 것"이라며 빠른 회복을 예고했다.

이번 호주오픈 성과에 대해선 "이 대회에서 나의 좋은 성적으로 인해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도 투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 가장 기쁘다"면서 "이번 모습을 바탕으로 한국에 더욱 많은 주니어 선수들과 성공적인 시니어 선수들이 나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정 현은 톱 10에 포함될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페더러와 즈베레프의 특급칭찬에 대한 질문에는 "나 스스로 톱 10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위대한 선수들이 그렇게 판단했으니 그들의 말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더 열심히 할 것"라고 말혔다.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이제 시즌이 시작됐고 아직 스물 두 살에 불과하다. 정복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정 현은 "이번 시즌 시작부터 선수생활에 목표로 했던 것을 많이 이뤘다"면서 "프로 선수로 데뷔하며 가진 목표가 이형택 원장님의 그랜드슬램 최고기록과 한국 선수 최고 세계랭킹을 경신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한번에 이루게 됐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정해 앞으로 더욱 나가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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