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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프랑스)=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앳된 소년이 한국 스포츠사에 새 역사를 썼다. 차준환(15·휘문중)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메달을 따냈다.
첫번째 순서로 나섰다. 차라리 부담을 털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연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연기만 하면 됐다. 빙질도 좋은 상태였다.
첫 시작부터 좋았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두번째 점프가 관건이었다. 쿼드러플 살코였다. 차준환은 안정감있게 들어갔다. 그리고는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차준환은 기지를 발휘했다. 이어진 두 차례 스핀을 통과한 차준환은 다음 트리플 악셀에 도전해 성공했다. 그리고는 뛰지 못했던 더블 토루프 점프를 연결했다. 기어이 컴비네이션 점프로 만들어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마저 소화하며 자신감을 붙여나갔다.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승부처에 접어들었다. 트리플 플립-싱글루프-트리플살코로 이어지는 난이도가 높은 점프였다. 쿼드러플 살코에 이어 차준환이 던진 두번째 승부수였다.
하지만 아쉬웠다. 트리플 플립 이후 스케이트가 얼음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넘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루프를 하며 마무리했지만 아쉬움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많은 관중들은 차준환의 도전에 박수를 쳐주었다. 꽃과 선물을 던지며 격려했다. 160.13점이 나왔다. 쇼트프로그램과 합치면 225.55점이었다.
경기 후 차준환은 "컴비네이션 점프가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처음으로 나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순위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겠다"고 했다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로만 사보신(러시아)이 관건이었다. 사보신은 쇼트프로그램에서 72.98점을 기록했다. 차준환보다 1.13점이 앞서있었다. 사보신은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두 차례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139.41점에 그치면서 합계 212.39점으로 4위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