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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LEARN]입담도 여제, 장미란이 밝힌 S라인 만들기 비결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15 18:27


스포츠조선 여학생 체육 활성화-RUN&LEARN' 포럼(스포츠조선-대한체육회 주최, 교육부 후원)이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장미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15/


"와~"

500여명의 학생, 학부모, 스포츠 관계자들의 눈이 한 곳에 쏠렸다.

세계를 들어올린 '여제' 장미란(31·장미란재단 이사장)의 등장에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은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라는 한뜻으로 모인 이들에게 운동을 통해 새 삶을 찾은 것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장미란은 살아있는 '멘토'였다.

세계를 숨죽이게 했던 카리스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미란의 구수한 입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 엄마가 역도를 하라고 했을 때 '친엄마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울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운동 외에 잘하는 게 별로 없었다. 역도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대회 우승을 한 뒤에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기뻤다." 한참 어린 학생들 앞이었지만 '체면'은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장미란은 "나는 어릴 적 자신감이 없었고 불만만 가득했다. 말을 하지 않으면 화를 내는 줄 알고 사람들이 '인상파'라는 별명도 붙였다. 누가 말을 거는 게 너무 귀찮아 방에서 TV만 보며 꿈, 희망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면서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며 운동을 하는 게 너무 좋았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운동을 한 뒤 내 삶이 윤택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미란도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국가대표, 올림픽 메달 등 도전의 연속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세계 정상에 섰지만 끝이 아니었다. '최고'를 요구하는 모든 이들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장미란이 강조한 것은 '승리'가 아닌 '성취'였다.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서 금메달을 딴 뒤에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에 그친 뒤에는 더욱 기뻤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고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에 금메달보다 더한 뿌듯함을 느꼈다"며 "1등은 성공, 꼴찌는 실패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게 스포츠 자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여학생 체육은 현장에서 '찬밥'신세다. 치열한 경쟁뿐만 아니라 여학생 스스로 힘든 운동을 피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장미란은 "나는 베이징올림픽 뒤 뉴욕타임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 베스트 5'에 들었다"고 웃은 뒤 "여학생들이 근육 운동을 하면 다리가 굵어지고 살이 찐다고 생각하지만 남자와 신체 구조가 달라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학생 3명을 직접 지목해 하체 근력운동(스쿼트) 시범을 보이며 꾸준한 체육 활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소녀에서 여제가 되기까지 숱한 굴곡의 시간을 거쳤던 장미란은 마지막 한 마디로 텅빈 운동장이 여학생들로 채워져야 할 이유를 분명히 제시했다. "엄마가 내게 늘 '정신 차리고 살아라'는 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였다. 몸이 아프면 그러질 못한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운동을 즐기며 소통-배려하는 멋진 여성 리더가 되길 바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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