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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저 싫어할거에요. 그래도 제겐 자식같죠."
하지만 사실 김 감독은 태국 볼링과의 인연이 깊다. '태국 볼링의 아버지'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002년부터 무려 11년간 태국 대표팀의 감독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야나퐁과 동메달리스트 시시폴은 김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발굴해 조련해 온 '김의영의 아이들'이다.
태국에서 오랫동안 볼링을 지도하던 김 감독은 11년의 태국 감독 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새로운 지도자 이력을 써내려갔다. 그런데 대회 개막을 한 달 앞둔 지난 8월에 갑자기 계약 취소를 통보받았다. 김 감독은 잠시 실의에 빠졌지만,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 어린 선수들을 새롭게 이끌게 됐다.
이번 남자 볼링 금메달은 태국의 첫 금메달이기도 했지만, 김 감독에게도 같한 금메달이다. 지금까지 지도자로서 각종 청소년 대회와 세계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딴 적이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이기 때문. 김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태국 선수들을 이끌면서 늘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이 컸죠. 그런데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내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으니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김 감독은 이제 남은 종목에서도 또 다른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그는 "비록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여전히 가장 두려운 상대입니다. 앞으로 한국 선수들이 분명 뛰어난 성적을 낼 거에요. 물론 저도 우리 아이들(태국 대표팀)을 이끌고 좋은 승부를 펼쳐야죠"라며 한국과 태국의 선전을 함께 기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