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많은 유도인생의 한풀이 금메달이었다.
|
2년 징계가 풀린 2012년, 방귀만은 코리아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한 복귀신고를 했다. 2년간 인천아시안게임만을 그리며 매트 위를 구르고 또 굴렀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자신의 굴곡 많은 유도인생의 한풀이 무대로 잡았다. 이원희 황희태(이상 여자 대표팀 코치)와 최민호(남자 대표팀 코치) 등 2004에 함께 올림픽에 나섰던 멤버들이 대표팀의 코치로 그를 도왔다. 두 아이 준서와 수진이에게도 '비운의 천재', '2인자'가 아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아빠'로 기억되기 위해 금메달이 꼭 필요했다. 그의 아시안게임 출사표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아시안게임에 모든걸 걸었다."
첫 무대는 아쉬웠다. 21일 열린 남자 유도 73㎏급 8강전에서 일본의 아키모토 히로유키에게 지도패한 뒤 패자부활전→동메달 결정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는데 만족해야 했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마지막 기회가 왔다. 방귀만은 윤태호(인천시체육회) 최광현(하이원·이상 66㎏급), 김재범(한국마사회·81㎏급), 곽동한(용인대) 이규원(한국마사회·이상 90㎏이하급), 김성민(경찰체육단·무제한급) 등 후배들을 이끌고 단체전에 출전했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팀의 맏형으로 이란과의 8강전, 몽골과의 4강전에서 잇따라 승리를 따내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결승에서는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광현이 첫판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방귀만도 경기 종료 1분 30초 전까지 절반을 빼앗기며 끌려갔다. 그러나 온힘을 다한 업어치기 절반으로 점수를 따낸 뒤 상대의 지도를 유도, 우세승을 거뒀다. '맏형' 방귀남의 활약에 후배들이 힘을 냈다. 김재범이 세 번째 판을 따내며 한국이 2-1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이규원과 김성민이 한판승으로 승리해 4대1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방귀만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이저대회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며 굴곡이 심했던 유도인생의 한을 풀어냈다. 두 아이 앞에 '금메달리스트 아빠'로 당당히 서게 됐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