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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굳이 평창까지 기다릴 필요 있나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1-22 19:23


"선수들에게 '왜 굳이 승부를 평창까지 미루려 하느냐'고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금의환향'한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 용 감독이 이끄는 남녀 봅슬레이 대표팀과 조인호 코치가 이끄는 스켈레톤 대표팀은 캐나다-미국 전지훈련 일정을 마무리하고 22일 귀국했다. 이유있는 자신감이었다. 올 시즌 아메리카컵과 대륙간컵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 단계 도약에 성공했다. 그 결과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남자 4인승 1팀만 참가했던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전종목 참가라는 신기원을 이뤄냈다. 봅슬레이 남자 4인승 2팀, 남자 2인승 2팀, 여자 2인승 1팀, 스켈레톤 남자 2명, 총 12명의 선수가 소치동계올림픽을 누빈다. 썰매 종목 상위권 국가들에게만 허락된 영광이다. 트랙 없는 국가로는 거의 유일하게 달성한 쾌거다.

첫번째 목표는 15위권 진입이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30위팀이 3번의 레이스를 펼친 후 상위 20위팀이 마지막 4차 레이스를 통해 순위를 결정한다. 일단 4차 레이스 기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더 큰 목표를 그렸다. 이 감독은 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1차 목표가 전종목 출전이었는데 다행히 목표를 이뤘다. 2차 목표는 15위내 진입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이 높은만큼 탄력만 받는다면 더 높은 성적도 가능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봅슬레이의 맏언니 김선옥은 "마지막 2개 대회를 치르면서 마음을 졸였다. 남자와 같이 올림픽에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비운게 주효했다. 코치님이 2명 밖에 없는 여자팀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어렵게 스타트 보다는 드라이빙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따른게 적중한 것 같다. 여자 2명 밖에 없어서 신경 많이 써주셨다. 어렵게 나가는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봅슬레이의 상승세 원인은 역시 스타트다. 작년보다도 스타트 기록이 0.1초나 앞당겨졌다. 이는 드라이빙 기술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때 결승선까지 0.3초나 줄일 수 있게 된다. 순위도 3~5계단 정도 상승할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한국팀의 스타트 기록이 가장 좋을 때에는 월드컵 4위까지 올랐다"면서 "브레이크맨들의 기량이 향상된데다, 여름에 매일 9시간씩 혹독한 지상 훈련을 치르면서 200% 기량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대표팀의 스타트 기록은 전체 1위와 0.05∼0.08초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승부수도 스타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스타트에서 7위권 내에 기록을 만들면 예상 밖의 기록도 낼 수 있다. 여기에 한국에 트랙이 없다보니 훈련도 어쩔 수 없이 스타트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한 스켈레톤 대표팀도 기적의 레이스를 노래했다. 조 코치는 "시즌 시작 전에 몇몇 분은 올림픽 진출이 불가능할 것이라 했다. 지켜봐달라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자랑스럽다"며 "아직 소치동계올림픽의 트랙은 타보지 못했지만, 전문가를 초빙해 분석을 잘한다면 짧은 시간 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스켈레톤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윤성빈은 "아직 올림픽에 대해 확 와닿는 느낌은 없다. 나에 대한 과대평가가 있어서 부담스럽지만, 15위권 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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