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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 '오뚝이 역사' 사재혁의 부활과 눈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0-23 16:04 | 최종수정 2013-10-23 16:06


사재혁

'오뚝이 역사' 사재혁(28·제주도청)이 부상의 악몽을 딛고 또 다시 일어섰다. 사재혁이 23일 인천 주안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인천 전국체육대회 역도 남자 일반부 77㎏급에서 3관왕(인상 150㎏, 용상 190㎏, 합계 340㎏)에 올랐다. 시상대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그는 전매특허인 유쾌한 미소대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최고기록(인상 165㎏, 용상 211㎏)에 한참 못미치는 기록이지만 그가 들어올린건 무거운 바벨이 아닌 그의 역도 인생과 기나긴 재활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8월 열린 런던올림픽은 악몽이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 바벨을 들었던 사재혁은 인상 2차시기에서 162㎏을 들다 오른 팔을 다쳐 바닥에 쓰러졌다. 좌우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은 투지가 빛났지만 그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선수 생명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낙심한 끝에 운동을 그만두겠다며 오랜 시간 동안 방황했다. 그러다 올해 초 다시 바벨을 잡고 재기를 노렸다.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의료진도 그의 재활 의지를 꺾지 못했다. 대한역도연맹의 도움으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재활과 훈련을 병행한 그는 점차 예전의 자신감과 체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가 눈물겨운 재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부상과 재활 과정에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깜짝 스타'가 된 그는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5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오른 무릎과 손목, 왼쪽 어깨에 이어 어깨 힘줄까지 모두 칼을 댔다. 부상을 극복하고 오뚝이처럼 매번 다시 일어나 런던올림픽 출전까지 이뤄냈다. 올림픽 이후 다시 수술과 재활을 이겨낸 그는 또 한 번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그리고 마침내 인천 전국체전을 통해 국내 최강자 자리에 다시 올랐다.

부상 이후 공식적으로 나선 첫 무대, 그는 주저하지 않고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인상 1차시기에서 140㎏을 신청했다가 도중에 150㎏으로 무게를 올렸다. 우승을 노린 전략이었다. 주변에서 '욕심을 내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1차시기에서 150㎏을 거뜬하게 들어 올려 인상 우승을 확정했다. 그리고 용상에서도 가장 무거운 187㎏을 한 번에 성공시켜 용상과 합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사재혁은 "좀처럼 울지 않는 편인데 모처럼 시상대 위에 서니 지난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면서 "3관왕이 절실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시 이만큼 올라오게 돼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오뚝이 역사' 사재혁은 뜨거운 눈물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로 다시 태어났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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