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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월드 챔피언, 베텔을 막아설 자 누구냐?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9-15 10:38


◇지난 8월25일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서킷에서 열린 F1 벨기에 그랑프리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바스찬 베텔(가운데)이 손을 번쩍 들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2위에 그친 페르난도 알론소(왼쪽)의 씁쓸한 표정과 대비된다. 오른쪽은 3위에 오른 루이스 해밀턴. 사진제공=LAT 포토그래픽스

베텔의 독주, 과연 막아설 수 있을까?

전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대회인 F1(포뮬러 원) 그랑프리가 시즌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8일 이탈리아 몬자서킷에서 열린 F1 이탈리아 그랑프리를 끝으로 '유럽 시리즈'를 마치고, 오는 22일 싱가포르 그랑프리부터 '아시아 시리즈'의 막이 오른다. 싱가포르를 필두로 10월4일부터 6일까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 그리고 일본과 인도, 아부다비(UAE)로 이어진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접전이 벌어지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 월드 챔피언 구도는 다소 싱겁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2010년 최연소로 월드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올 시즌 4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이탈리아 그랑프리까지 제패하며 시즌 6승째를 차지, 드라이버 포인트 222점으로 이 부문 2위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169점)와의 점수차를 무려 53점이나 벌렸다.

앞으로 대회가 7차례밖에 남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뒤짚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베텔이 두 대회에서 리타이어(경기 중도 포기)를 하고, 알론소가 모두 우승을 차지한다고 해도 역전이 되지 않을 정도의 큰 격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월드 챔프 4연패 여부보다는 과연 몇 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현재 베텔의 페이스는 지난 2011년에 비견될만 하다. 베텔은 이 시즌에 무려 11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레이싱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지난 2004년 거둔 한 시즌 최다승인 13승에도 도전했지만 아쉽게 이는 달성하지 못했다. 물론 앞으로 남은 7번의 그랑프리에서 모두 포디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야 가능하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여하튼 현재의 6승도 자신의 역대 2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현재 기세라면 앞으로 3~4승은 더 보탤 것으로 보인다.

풀타임 6시즌째를 맞는 베텔은 레드불 머신의 훌륭한 머신을 기반으로 특유의 공격적인 드라이빙에다 경기 운영의 원숙함까지 더해지면서 자신의 롤모델이자 F1의 대부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슈마허를 뛰어넘을 '새로운 황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텔의 독주를 막아설 유일한 경쟁자는 역시 알론소다. 알론소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베텔과 시즌 끝까지 멋진 승부를 펼쳤지만 2위에 그쳤다. 올해도 시즌 2승을 거둔 가운데, 최근 두 대회 연속 베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드라이빙 능력만으로 따지면 여전히 베텔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1바퀴를 달리는 랩타임으로 결정되는 예선에서 늘 좋지 않는 기록에 그치며 결선에서 앞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페라리 머신의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뒤쳐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슈마허의 월드 챔피언 5연패 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베텔, 그리고 불가능의 가능성이라는 역설에 도전하고 있는 알론소의 2파전은 앞으로 남은 F1을 보는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지난해 10월14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 장면. 사진제공=F1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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