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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SNS 논란, 홍명보 감독 어떻게 풀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7-07 14:27 | 최종수정 2013-07-08 08:11



출항도 하기 전에 난제를 만났다.

꼬일 대로 꼬인 기성용(24)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 이제 열쇠는 신임 홍명보 A대표팀 감독에게 넘어갔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K-리그에서 성장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스코틀랜드 셀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 안착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2012년 런던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환희에 그의 이름 석자가 있었다. 그러나 경솔한 손놀림에 모든 것이 묻혔다. 사적인 영역의 글이 폭로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동아시안컵(20~28일)에서 첫 단추를 꿰는 홍 감독도 껄끄럽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스완지시티의 네덜란드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기성용은 5일 SNS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치기 어린 저의 글로 상처가 크셨을 최강희 감독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최 감독에게 머리를 숙였다. 페이스북 글도 직접 작성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번에 불거진 저의 개인 페이스북 글에 관련한 문제는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해당 페이스북은 제가 1년 전까지 지인들과의 사이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공개의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간에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해서는 안될 말들이 전해졌습니다. 이 점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라고 했다. 글을 발표하기 전 홍 감독과도 교감이 있었다. 시인할 것인 있다면 한 점 의혹없이 깨꿋하게 밝히고, 남자답게 용서를 구하라고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도 최근 불거진 SNS에 논란에 대해 사령탑, 축구 선배로서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11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홍 감독은 이날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머릿속에 있다. 홍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런던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선수들에게 SNS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대표팀 내부의 일이 SNS를 통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내린 조치였다"며 "나의 매뉴얼에 SNS는 없다. 선수들에게 SNS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대표팀 소집 기간만큼은 대표팀 내부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성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최고의 관심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공을 홍 감독에게 넘긴 상황이다. 일부에선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것이 축구협회와 홍 감독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단 두 번은 안된다. 선례도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박주영(아스널)의 병역 논란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에 동석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당시 홍 감독은 박주영이 기자회견를 열어 해명하지 않았다면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제외할 계획이었다.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 보호와 관리는 사령탑의 첫 임무다. 보호가 우선이다. 그 다음이 관리다. 관리에도 엇나갈 경우 냉혹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킬 때에는 먼저 설득에 나설 것이다. 선수 중에는 일일이 지적을 해야 하는 선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깨닫는 선수도 있다. 계속 지적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팀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홍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다.

한편, 축구협회는 5일 홍 감독과 함께 브라질월드컵을 이끌 코치진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런던올림픽을 함께 한 김태영 전 울산 코치와 김봉수 골키퍼 코치, 박건하 코치가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이케다 세이고 코치는 현재 소속팀인 중국 항저우와의 계약이 올해까지여서 이번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케다 코치는 A매치 데이엔 소속팀 경기가 없는 만큼 올해 말까지 '파트타임' 개념으로 홍명보호를 도운 다음 내년 정식 코칭 스태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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