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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자의 開口]평창올림픽, 먼 이야기 아니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3-05-06 09:24 | 최종수정 2013-05-06 09:25



2007년 7월이었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던 날이었다.

신문 지면은 이미 평창개최 소식 기사로 가득 채워졌었다. 인쇄만 남았다. 모두 평창개최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역전당했다. 1차에서는 36대34, 우세를 보였다. 2차에서 47대51로 뒤집어졌다. 망연자실했다. 평창 현장 취재를 위해 나갔던 기자들은 "평창이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한 여성공무원은 오열까지 했다. 그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흘린 눈물이 아니었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도 패했었다. 2003년, 그 때도 1차에서는 이겼다. 밴쿠버에 51대40으로 앞섰다. 2차에서 53대56으로 졌다. 체코 프라하의 호텔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던 유치위 관계자들, 안쓰러웠었다.

다시 도전한다고들 했다. 솔직히 '이제 그만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해도 안되는 거 아닌가'라는 마음도 있었다.

2011년 7월7일이었을 것이다. 늦은 밤 "평창~"이 울려퍼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드디어 한을 풀었다. 한맺힌 2차 투표까지 안갔다. 1차에서 과반수 득표를 했다. 63표, 경쟁지인 뮌헨은 25표, 안시는 7표에 그쳤다. 모두들 만세를 외쳤다. 지난 눈물의 아픔은 한순간에 씻어내려갔다.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동계올림픽 참가 이후 70년만에 주인이 됐다. 아시아에서는 1972년 삿포로, 1998년 나가노 이후 세번째의 영광이었다.

3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엠블럼이 발표됐다.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평창 알펜시아 야외음악당에서 이원행사로 성대하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 지난주 평창관계자와 자리를 했었다. 관계자들은 "보시면 알겁니다"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었다. 그 의미는 '파격'이었던 듯 하다.


글자를 모티브로 한글을 형상화했다. 그동안 역대 올림픽 엠블럼이 대부분 그림이나 사물을 묘사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한글 '평창'에서 '평'의 초성인 'ㅍ', '창'의 초성인 'ㅊ'을 사용했다. 'ㅍ'은 동양의 천지인(天地人) 사상에 바탕을 뒀다. 하늘과 땅, 그 사이에 사람들이 한데 어울린 광장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별모양을 연상시키는 'ㅊ'은 눈과 얼음, 동계스포츠 스타(선수)들의 축제를 표현했단다.

반응은 제각각이다. "좋다"는 쪽도 있다. "뭔지 모르겠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건 이제 본격적인 평창시대의 개막이란 점이다.

2018년, 갈 길이 멀다. 아직 5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지금부터 점검하고, 박차를 가할 때다.

말을 들으니, 준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재정적 문제가 크단다. 그 탓에 여러가지 계획 추진에 차질이 있다고 한다.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다. 5년이 남았지만, 실제 준비기간은 3년 정도다. 이 기간 동안 새로운 역사를 쓸 채비를 해야 한다. 정부가 도와줄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때다. 보아하니, 벌써 평창개최의 환희는 기억속에서 지운게 아닌가 싶다.

세계에 또 한번 대한민국을 알릴 기회다. 준비는 빠를 수록 좋다. 그리고 완벽해야 한다. 평창만이 아닌 국가적 행사다. "평창~"이 울려퍼졌던 환희를 다시 한번 떠올리자.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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