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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자의 開口]박종우-태권도의 메시지, 차기체육회장이 중요한 이유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3-02-13 09:28 | 최종수정 2013-02-13 09:29


김정행 전 대한유도회장

이에리사 의원

12일 밤, 체육계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우선 '독도 세리머니'의 주인공 박종우가 동메달을 찾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위원회는 "(박종우의 행동이)미리 계획한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었고, 승리의 기쁨에 도취한 상태에서 나왔다"고 인정했다. 잘 됐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독도는 우리땅이 맞다. 정치적 해석이 곁들여진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

태권도는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분류됐다. IOC 집행위원회가 선정한 25개 핵심종목에 포함됐다. 반면 레슬링은 제외됐다. 오는 9월 총회의 최종결정이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거의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 양종목의 희비가 엇갈린 날이었다.

이번 결정을 위해 체육계가 열심히 뛰었다. '스포츠 외교력'의 성과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이 과정을 되집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언제 어디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다. 준비가 있어야 하고, 힘이 필요하다. 힘이란 '스포츠 외교력'이다. 그 밑바탕은 국내 스포츠의 활성화다.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그 작업을 이끌어갈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곧 있다. 22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김정행 전 대한유도회장과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맞붙었다. 두 후보 모두 경기인 출신이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경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호 1번 김 후보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이다. 1995년부터 6회 연속 대한유도회장을 맡았다. 제37대 대한체육회 부회장, 용인대 총장을 역임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선수단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2번 이 후보는 사라예보 기적의 주인공이다. 1973년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구기종목 최초의 우승컵이었다. 이후 탁구대표팀 감독, 태릉선수촌장,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용인대 교수 등을 거쳤다. 2012년 4월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의 체육정책을 총괄했다.


충분한 자격이 있는 후보들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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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원정올림픽 최고의 성적이었다. 외형적으로는 세계정상이라고 자부할 만 하다.

하지만 한꺼풀 열어보자. 사정은 그렇지 다르다. 아직 후진적이고, 권위적이고, 비효율적인 경기단체가 많다. 비리와 문제점을 성적이란 포장으로 덮고 있는 곳이 많다. 얼마전 박태환 포상금 미지급 사건만 봐도 그렇다. '괘씸죄'라는 말도 안되는 죄목이 붙었다. 한마디로 높은 분들의 마음에 안들었다는 것이다. 모 단체는 선수들의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모든 사회-경제적 활동을 통제한다. 그 탓에 모처럼 얻은 흥행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매몰돼 있다. 물론 노력하는 단체도 많다.

한국스포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당연히, 우선적으로 바꾸어야 할 부분이다. 차기 체육회장의 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체육인의 복지 향상', '학교체육의 활성화' 등 많은 공약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건강한 조직이 최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바탕에서 인재를, 스포츠를, 궁극적으로 힘을 키워야 한다. 힘의 중요성은 12일 밤 모두들 다시 한번 느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 차기회장은 할 일도 많다. 외형적 성장에 내적인 튼실함을 채워야 한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새 회장도 뽑았다. 각 경기단체장 선거도 끝냈다. 이제 희망찬 출발을 위한 마지막 점을 찍을 일만 남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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