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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영화를 소재로 만든 광고가 꾸준히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745만 관객을 동원한 '최종병기 활'의 박해일은 최근 한 증권사 광고와 숙취해소음료 광고를 꿰차며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배우로선 이례적인 편이다.
박해일은 증권사 광고에서 처음에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조선시대 복장을 입고 등장하면서 활을 쏜다. 하지만 곧 현대의 비즈니스맨처럼 양복을 입은 모습으로 바뀐다. 박해일의 '최종병기 활' 속 이미지를 살리되 신뢰감을 주는 증권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 이 광고의 한 관계자는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하되 새로운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며 "히트한 영화의 소재를 가져올 때는 영화에만 시선이 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병기 활'만이 기억에 남고 막상 증권사가 어디였는지 생각이 안 나면 안된다는 것. 과거 충무로 대표 배우 송강호가 찍은 주류 광고 또한 송강호가 영화에서 보여준 자상한 가장의 모습을 살렸다. 하지만 특정 영화 속 이미지를 강조하지는 않아, 광고 제품에 시청자가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광고 대상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게 첫 번째 원칙이다.
두 번째 원칙은 무조건 흥행 영화의 주연배우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해일을 비롯해 2008년 830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작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이 이런 히트작의 혜택을 본 영화배우들이다. '과속스캔들'에서 '3대'를 연기한 이들은 영화 속의 행복한 모습 그대로 전자제품 매장 광고를 상당히 장기간 이끌었다. 이 경우에는 영화 속 설정이 워낙 특이해 '과속스캔들'의 배우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가족' 소비자를 대상으로 오히려 큰 호응을 얻었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 "500만 관객은 넘긴 영화 주인공이어야 그 이미지를 살려 광고 모델로 발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 흥행이 잘 되지 않았어도 배우가 톱스타인 경우에는 예외다. 올해 초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현빈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만추'에서 중국의 톱스타 탕웨이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현빈은 한 TV 광고에 탕웨이와 함께 등장했다. '만추'는 현빈의 차기작으로 큰 화제였지만, 관객은 80만명을 겨우 넘긴 작품이다. 그러나 '시크릿 가든'으로 쌓은 현빈의 인기와 탕웨이의 스타성 덕분에 '만추'는 광고에 자주 등장하며 사랑받는 영화가 됐다. '만추'는 이 TV 광고 외에도 이민호와 정은채가 등장하는 커피 광고에 삽입되어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