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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에서 19초9, 100m에서 9초대 진입이 목표다."
200-400m 선수였던 박태건은 100-200m 단거리 종목으로 전향한 후 처음 도전한 전국체전에서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100m 한국최고기록(10초07) 보유자인 2015년 대회 MVP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을 따돌리고 100m와 2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름을 '박봉고'에서 '박태건'으로 바꾼 이후 승승장구했다. 올해 6월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에서 200m를 20초40에 주파하며 1985년 자카르타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레전드 장재근이 세운 한국신기록(20초41)을 33년만에 0.01초 앞당겼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을 놓친 그는 전북체전에서 와신상담했다. 100m 예선에서 10초37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100m 결승에서 10초30의 기록으로 라이벌 김국영(10초35)을 밀어내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전 첫 100m 도전에서 일을 냈다. 박태건은 주종목인 200m에서도 20초66, 대회 신기록을 쓰며2관왕에 올랐고, 남자 1600m 계주에서 강원도에 금메달을 안기며 3관왕에 올랐다.
MVP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박태건은 "올해 100m 첫 출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 제가 잘해서 뽑아주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육상 종목에서 더 좋은 기록 내라고 뽑아주신 것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박태건은 "수상을 전혀 예상 못했다. 원래 400m 선수였는데 이번에 처음 체전 100m에 출전했다. 400m보다 100m에 기자 분들이 많더라. 역시 인기 있는 종목을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박태건은 올해 주종목도 바꾸고 이름도 바꿨다.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도전한 것들이 다 이뤄졌다"며 웃었다. 절친이자 라이벌인 김국영과의 경쟁에 대해 박태건은 "국영이와는 어릴 때부터 인연이 많다. 국영이는 100-200m, 저는 200-400m를 뛰었다. 항상 함께 훈련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라고 답했다. "국내에서 안주하면 우리 둘이 라이벌이지만 아시아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국내에서 경기할 때 앞서 달리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자극제가 된다. 국영이와 제가 함께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종목을 200-400m에서 100-200m로 바꾼 후 200m 스피드도 향상되는 효과를 봤다. 박태건은 "100m가 잘돼야 200m도 잘한다. 400m 훈련할 때는 체력은 좋았지만 스피드가 줄었다. 100-200m로 종목을 바꾼 후 1년 정도 했는데 성과가 있었다. 스피드 단거리 훈련을 통해 200m에서도 기록 단축 효과가 있을 것같다"고 설명했다.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100m 뒷심 레이스가 '우사인 볼트 스타일'이라는 취재진의 평가에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 50m까지는 국영이의 경험을 이길 수 없다. 70-80m까지 전력투구하면서 마지100-200m에서 꿈의 기록 도전을 선언했다. "100m는 육상의 꽃이고 인기가 많다. 주종목인 200m서 우선 한국신기록을 경신하고 싶다. 일단 19초9가 목표다. 100m도 9초대 목표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