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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에 서있는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26·청주시청)은 금메달을 따고도 '도약'을 다짐했다.
그래도 남자 리커브 개인전에선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2위 이우석이 나란히 결승전에 올랐다. 김우진은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이우석은 생애 첫 금메달을 노렸다. 어쩌면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이우석이 더 간절할 법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쳤다. 5세트 접전 끝에 에이스 김우진이 웃었다. 마지막 화살을 10점 과녁에 꽂았다. 베테랑 다운 침착함이었다. 이로써 두 선수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김우진은 그리 밝게 웃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많이 준비해온 아시안게임을 잘 마쳐서 기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양궁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거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2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에서 내가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결승전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김우진은 "사실 같이 훈련하고 나를 너무 잘 아는 선수와 상대해서 힘든 경기였다. 그런데 점수가 좋았으면 모르겠지만, 멋진 경기를 못 보여드린 것 같다. 나도 많이 흔들렸다. 이우석 선수도 같이 흔들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신궁' 이우석과 함께 하기에 그 길은 더 밝다. 김우진은 "우석이는 앞으로 한국 양궁을 이끌어갈 주역이다. 나이가 어린데도 쏘는 게 대범하다. 아직 많은 메이저 대회를 뛰지 않아 노련미는 다소 부족했다. 그래도 계속 국제대회에 나가면,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언제나 '최강'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 양궁. 태극마크를 단 그들에게 만족은 없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