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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스토리] '양궁 세계최강' 김우진은 金에도 '도약'을 다짐했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28 14:49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 경기가 28일 오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렸다. 김우진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8/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 경기가 28일 오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렸다. 김우진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8/

세계 정상에 서있는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26·청주시청)은 금메달을 따고도 '도약'을 다짐했다.

한국은 명실상부 양궁 최강 팀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매번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전까지 10번의 대회에서 금메달을 8번이나 따냈다. 그러나 시작이 다소 불안했다. 여자 리커브 세계랭킹 1위 장혜진이 8강에서 패배를 당했다. 이우석과 장혜진이 함께 출전한 리커브 혼성전 역시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강채영은 4강에서 탈락한 끝에, 동메달로 자존심을 세웠다.

남자 리커브에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오진혁 김우진 이우석으로 이루어진 대표팀은 27일 대만과의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세트 승점 3대5로 패했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실패했다. 은메달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전까지 단체전 8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남자 대표팀이기에 늘 부담을 갖고 있다.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 장혜진은 개인전 탈락 후 "양궁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했다"고 했다. '챔피언'의 부담감은 그 정도로 컸다. 그러나 언제까지 1등만 할 수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양궁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

그래도 남자 리커브 개인전에선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2위 이우석이 나란히 결승전에 올랐다. 김우진은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이우석은 생애 첫 금메달을 노렸다. 어쩌면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이우석이 더 간절할 법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쳤다. 5세트 접전 끝에 에이스 김우진이 웃었다. 마지막 화살을 10점 과녁에 꽂았다. 베테랑 다운 침착함이었다. 이로써 두 선수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김우진은 그리 밝게 웃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많이 준비해온 아시안게임을 잘 마쳐서 기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양궁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거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2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에서 내가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결승전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김우진은 "사실 같이 훈련하고 나를 너무 잘 아는 선수와 상대해서 힘든 경기였다. 그런데 점수가 좋았으면 모르겠지만, 멋진 경기를 못 보여드린 것 같다. 나도 많이 흔들렸다. 이우석 선수도 같이 흔들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제패에도 방심은 없다. 김우진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8년 만에 개인전 우승이라 기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이제 끝났다. 다른 경기를 위해 나가야 한다"면서 "당장 2019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다. 올림픽 쿼터가 걸려있다. 그 대회에서 잘해야 분위기를 이어 올림픽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압도적인 전력만이 양궁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김우진은 "우리는 양궁 수준의 평준화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에 맞서 우리도 한 발짝, 두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궁' 이우석과 함께 하기에 그 길은 더 밝다. 김우진은 "우석이는 앞으로 한국 양궁을 이끌어갈 주역이다. 나이가 어린데도 쏘는 게 대범하다. 아직 많은 메이저 대회를 뛰지 않아 노련미는 다소 부족했다. 그래도 계속 국제대회에 나가면,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언제나 '최강'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 양궁. 태극마크를 단 그들에게 만족은 없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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