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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에너지(Energy of Asia)'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이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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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여제' 김자인(30·스파이더코리아)이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자인은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역사다. 2009년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후 지난 10년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월드컵 최다우승(26회) 기록을 보유했다. 아시아선수권 11연패 역사도 썼다.
2020도쿄올림픽,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은 그간의 도전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최고의 무대다.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에는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고, 여자부는 콤바인, 스피드, 스피드릴레이 3종목에서 정상을 다툰다. 스피드는 목표 지점까지 빨리 오르는 종목이고, 콤바인은 스피드, 리드(난이도), 볼더링(안전장비 없이 오르기) 점수를 합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에이스' 김자인은 전천후, 만능 종목인 콤바인 한 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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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펜서' 남현희(37·성남시청)는 생애 5번째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에 도전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까지 16년간 정상을 지켜온 철녀 중의 철녀다.
스물한 살에 시작한 도전이 서른일곱 살까지 이어지고 있다. 꿈 많은 펜싱소녀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4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따고, '여섯 살 딸' 하이의 엄마가 된 그 기나긴 세월동안 피스트 위의 '땅콩 펜서' 남현희는 변치 않았다. 또렷한 목표의식, 불꽃같은 투혼,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은 흔들림이 없다.
베테랑 남현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주장'에 선임됐다. 최다 금메달과 함께 통산 100개의 메달을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2년 부산대회에서 여자플뢰레 단체전 첫 금메달을 딴 후 2006년 도하대회에서 개인전-단체전 2관왕,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도 2관왕에 올랐다. 2014년 인천대회에선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 4연패와 함께 6개의 금메달을 따낸 그녀는 '수영스타' 박태환과 나란히 하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보유자다. 자카르타에서 2관왕에 오를 경우 8개의 금메달로, '빙속스타' 이승훈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메달(7개) 기록도 뛰어넘는다.
남현희는 지난 6월 태국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금메달로 국제대회 통산 98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번째 메달, 그것이 나의 마지막 동기부여"라고 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다섯번째 아시안게임에서 절친이자 라이벌인 전희숙(34·서울시청)과 금메달 2개를 굳게 약속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후배 전희숙이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었다. "나라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자고, 함께 힘을 합쳐, 꼭 여자플뢰레에서 금메달 2개를 따자고 약속했다. 희숙이와 함께 꼭 마지막 꿈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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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크로스컨트리와 정밀착륙 두 종목으로 구성된 이 종목의 당당한 국가대표다. 아시안게임에선 크로스컨트리 남녀 단체전, 정밀착륙 개인-단체전에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장우영(36)은 한서대 항공레저스포츠학과에 입학해 최종인 교수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패러글라이딩의 마력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졸업 후에도 패러글라이딩을 놓지 않았다. 결국 패러글라이딩은 그녀의 평생 직업이 됐다. "너무나 좋아서 젊은 날 열정을 쏟은 패러글라이딩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김진오 이창민 이성민 양문섭 이철수, 이다겸 장우영 백진희로 구성된 패러글라이딩 아시안게임 남녀대표팀은 수은주가 40도로 치솟는 경남 합천 대암산을 하루 6~7번씩 오르내린다. 25㎏에 육박하는 장비를 거뜬히 짊어지고 해발 581m 정상에서 같은 코스를 수차례 날아오르며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3시간 넘게 창공에서 바람과 열기,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하는 크로스컨트리는 메달 유력 종목이다. 장우영은 "장거리 종목인 크로스컨트리는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다. 일본과 경쟁해야 하지만 자신 있다. 정밀착륙은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태국, 중국 등이 강하지만 우리도 충분히 금메달이 가능하다. 남녀 모두 동반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패러글라이딩 아시아 첫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향해 황금날개를 활짝 펼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