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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더 더운게 다행인 건가…."
그런데 대회 준비가 어렵다. 대표팀은 당초 8월20일부터 27일까지 팔렘방 현지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려고 계획을 잡았다. 비행기 티켓도 끊었고, 숙소도 다 구했다. 하지만 출발 1주일 전 현지에서 갑자기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지 사격장이 완공이 덜 돼 훈련팀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현지 국내 선수들끼리 작은 대회를 치러 사격장 테스트를 했는데, 기계 오작동 등 문제가 많아 전면 개보수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대회 개막까지 1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현지 시설과 행정 등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할 수 없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했다. 1일부터는 창원국제사격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실탄 운반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보통 사격 선수들은 자신의 총과 실탄을 직접 가져가지만, 무게가 무거운 샷건 실탄은 국제대회가 열리는 현지에서 구매하는 게 보통이다. 그 나라에서 구하기 힘들면, 딜러를 통해 인근 국가에서 들여온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최근 갑자기 각국에 연락을 해 샷건 실탄을 직접 가져오라고 했다. 대표팀 윤덕하 감독은 "샷건 실탄을 가져가려면 비행기 1대 수화물 양을 다 채울만큼 무게가 나간다"며 황당해 했다. 그래도 대회에 참가는 해야하니 대한사격연맹은 어떻게든 샷건 실탄을 대회장으로 보낼 방법을 찾고 있다.
윤 감독은 약 1달 전 현지 실사를 다녀왔다. 더위, 그리고 열악한 시설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숙소에 에어컨이 있다고 해도 시원하게 바람이 나올 지도 모르겠고, 냉장고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스박스를 가져간다. 대회장도 매우 뜨겁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에어컨을 다 켜지 않고 훈련한다. 최근 한국이 폭염으로 뜨거운데,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기후 적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어 그건 조금 걱정을 덜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