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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시작 전부터 열악한 환경과 싸우는 사격 대표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09:59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가 30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윤덕하 감독과 김민정, 진종오, 김민지, 김준홍 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30/

"한국이 더 더운게 다행인 건가…."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입성까지 가는 여정이 매우 힘들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대표팀을 흔들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8월18일부터 9월2일까지 인도네시에아에서 개최된다. 사격 종목은 8월19일부터 26일까지 일정을 치르게 된다. 한국 사격 간판 진종오가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아시안게임 최초 개인 금메달을 노리고, 신설된 남-녀 혼성 종목에서 이대명-김민정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가져갈 중국은 따라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2~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사격 종목 종합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라이벌은 최근 사격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인도라고 한다.

그런데 대회 준비가 어렵다. 대표팀은 당초 8월20일부터 27일까지 팔렘방 현지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려고 계획을 잡았다. 비행기 티켓도 끊었고, 숙소도 다 구했다. 하지만 출발 1주일 전 현지에서 갑자기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지 사격장이 완공이 덜 돼 훈련팀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현지 국내 선수들끼리 작은 대회를 치러 사격장 테스트를 했는데, 기계 오작동 등 문제가 많아 전면 개보수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대회 개막까지 1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현지 시설과 행정 등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할 수 없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했다. 1일부터는 창원국제사격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실탄 운반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보통 사격 선수들은 자신의 총과 실탄을 직접 가져가지만, 무게가 무거운 샷건 실탄은 국제대회가 열리는 현지에서 구매하는 게 보통이다. 그 나라에서 구하기 힘들면, 딜러를 통해 인근 국가에서 들여온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최근 갑자기 각국에 연락을 해 샷건 실탄을 직접 가져오라고 했다. 대표팀 윤덕하 감독은 "샷건 실탄을 가져가려면 비행기 1대 수화물 양을 다 채울만큼 무게가 나간다"며 황당해 했다. 그래도 대회에 참가는 해야하니 대한사격연맹은 어떻게든 샷건 실탄을 대회장으로 보낼 방법을 찾고 있다.

윤 감독은 약 1달 전 현지 실사를 다녀왔다. 더위, 그리고 열악한 시설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숙소에 에어컨이 있다고 해도 시원하게 바람이 나올 지도 모르겠고, 냉장고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스박스를 가져간다. 대회장도 매우 뜨겁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에어컨을 다 켜지 않고 훈련한다. 최근 한국이 폭염으로 뜨거운데,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기후 적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어 그건 조금 걱정을 덜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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