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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애제자 서효원과 北김송이 수비복식조,경쟁력 충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7-16 05:45



북한 탁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한 선수단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5/

북한 탁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탁구협회 현정화 부회장과 유승민 부회장(IOC위원)이 북한 주정철 단장을 맞이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5/

북한 탁구선수단 25명(남녀 선수 16명, 임원 및 지원 스태프 9명)이 15일 입국했다.

북한은 17~22일 대전 충무체육관과 한밭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은행 코리아오픈(총 상금 26만6000달러)에 출전한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을 필두로 한 북한 탁구선수단 25명은 15일 오후 베이징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들 선수단 일행은 국정원의 인솔 하에 격전지인 대전으로 이동했다. 북한 여자대표팀은 리우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인 수비전형 김송이(세계랭킹 55위)를 비롯해 차효심 최현화 김남해 리현심 정은주 김설송 편송경 등 8명, 남자대표팀은 박신혁(세계랭킹 115위)를 비롯해 최 일, 로광진, 안지성, 김형진, 함유성, 리광명, 김성건 등 8명이다. 남북 스포츠교류 활성화를 약속한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 온 것은 전 종목을 통틀어 탁구가 처음이다.

북한 선수단의 도착과 함께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대한탁구협회는 '코리아오픈 남녀복식, 혼합복식에서 남북이 조를 이뤄 출전하기로 ITTF와 최종조율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탁구얼짱'으로 유명한 서효원(한국마사회)와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송이(북측)의 '수비 에이스' 복식조를 비롯해 4개조가 전격 성사됐다. 남자복식 이상수(국군체육부대)-박신혁(북측)조, 혼합복식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유은총(포스코에너지)-최 일(북측)조가 남북 복식조로 출전하게 된다.



여자복식 서효원 김송이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현정화 감독 "애제자 서효원-북한 에이스 김송이 복식조 경쟁력 충분"

서효원은 남북 수비복식조 결성에 반색했다. "재미있을 것 같다. 송이한테 '너만 믿는다'고 했더니, 송이는 '언니만 믿는다'고 하더라"며 미소지었다. "대진운이 잘 따랐으면 좋겠다. 국민들께 감동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서효원은 대표팀에서 '깎신' 김경아, 소속팀에서 후배 유소라와 복식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김송이도 북한 대표팀에서 선배 리명선과 복식조로 뛴 경험이 있다.

1991년 일본 지바세계선수권 '코리아' 우승신화의 주인공,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은 '애제자' 서효원이 28년만에 북한 에이스 김송이와 복식 호흡을 맞추게 된 데 대해 반색했다. "북측 주정철 서기장도 서효원-김송이조, 장우진-차효심조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더라"고 귀띔했다. "주 서기장도 탁구인이기 때문에 나와 마음이 똑같더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정말 멋진 경기로 전 국민들에게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것, 스포츠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효원이가 이 일을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효원이가 내 계보를 잇게 됐다. 그저 탁구를 잘하는 선수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스승 입장에서 이런 정신과 경험을 전수하는 것은 기술을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효원이가 다 가져갔으면 좋겠다. '너는 할 수 있다, 부담없이 도전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같한 애정을 표했다.

서효원-김송이 남북 수비복식조의 경쟁력에 대해 현 감독은 "수비복식조는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 수비 복식조를 상대하는 공격조는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박자를 맞추기가 까다롭다. 또 효원이와 송이는 수비수이지만 공격에 능하다. 작전을 잘 짜면 대단히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 수비와 공격이 마구 들어가면 상대가 정신을 못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훈련량이 없다는 부분이 우려되고, 남북의 관심이 집중된 복식조인 만큼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낼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송이는 큰 무대에서 훈련이 잘 돼 있다. 해내야 된다는 멘탈이 좋더라. 효원이에게도 강한 멘탈을 주문하고 있다. 세계 탁구팬들을 위해 감동적인 명승부를 펼쳐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남자복식 이상수 박신혁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혼합복식 장우진 차효심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혼합복식 유은총-최 일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이상수 "'마구잡이''끼워잡이' 생소한 북한 탁구용어, 소통의 시작"


남자복식은 '세계랭킹 1위' 이상수-정영식조 대신 '남북 톱랭커' 이상수-박신혁이 손발을 맞춘다. 이상수는 '왼손 에이스' 박신혁과의 호흡에 대해 "복식 파트너니까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대화를 많이 나눌 생각이다. 말부터 잘 통해야 할 것같다"고 했다.

남북의 탁구용어는 상당히 다르다. 이상수는 "북에서는 셰이크핸드 전형을 '마구잡이', 펜홀더 전형을 '끼워잡이'라고 한다더라"며 미소 지었다. 북한에서는 서브는 '쳐넣기', 드라이브는 '감아치기', 리시브는 '받아치기', 커트는 '깎아치기', 스매싱은 '때려넣기', 엣지볼은 '모퉁이볼'이라고 한다. 코리아오픈탁구도 북에선 코리아'공개'탁구라고 했다.

이상수는 "복식조가 단순한 이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천아시안게임 '우리는 하나다' 응원을 기억한다. 한민족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벌써부터 승부욕이 끓어오른다"며 눈을 빛냈다. 파트너를 뺏긴(?) 정영식은 "괜찮다. 상수형 파트너로서의 내 노하우를 박신혁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겠다"며 웃었다. 북한 왼손 에이스 차효심과 혼합복식에 나서게 된 장우진은 "제가 먼저 '북측 여성분'(?)을 찾아가 인사드렸다. 왼손잡이에 키도 크고 굉장히 잘 치는 선수로 알고 있다. 함께 힘을 합쳐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복식에 나서는 남북 선수들은 16일 오전 9~11시, 오후 2시30분~4시30분, 두차례 합동훈련을 통해 첫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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