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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9단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 한국기원 소속 여자 프로기사 51명이 21일 '바둑계 미투에 관해 피해자를 지지하고 조속한 해결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온라인바둑플랫폼 사이버오로를 통해 발표했다.
지지서명에 참여한 기사는 22일 오전 10시 현재 51명이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은 기사들이 추가로 서명할 가능성이 있어 참여기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기원 소속 여자 프로기사는 총 64명이다.
이어 "사건 공개를 한 뒤 5일이 지났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김성룡 9단이나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한국기원으로부터 어떠한 공식입장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어렵게 사실을 공개한 A초단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습니다"라며 "한국기원은 조속히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할 것을 촉구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해결을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라고 촉구했다.
서명 참여기사는 강다정 강지수 권주리 권효진 김나현 김다영 김미리 김민정 김민희 김세실 김선미 김수진 김신영 김윤영 김은선 김채영 김혜림 김혜민 남치형 도은교 문도원 박소현 박지영 박태희 배윤진 백지희 송혜령 오유진 오정아 윤영민 윤지희 이다혜 이단비 이도현 이민진 이슬아 이영신 이영주 이유진 이정원 이지현 장혜령 정연우 조승아 조혜연 최동은 최정 하호정 한해원 허서현 현미진 등 총 51명이다.
한편, 김성룡 9단(42)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17일 외국인 여자기사 A초단이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과거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A초단은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아 술이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눈을 뜬 것이다"라고 적어 충격을 안겼다.
파문이 일자 김 9단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김 9단의 변호사는 "정확한 사실 파악이 먼저"라며 "김성룡 9단의 기억도 상기해야 한다. 9년 전의 일이다. 차분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