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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자 팀추월 레이스 이후 논란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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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추월, 매스스타트 경기를 남겨둔 상황, 진화를 위해 마련했던 긴급 기자회견이었다. 노선영의 반박 인터뷰 후 팀워크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한솥밥' 감독과 선수간 진실게임 양상을 띠게 됐다. 백 감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제 아이보다 더 어린 제자들과 무슨 말을 더 합니까. 그 아이들과 제가 무슨 대응을 합니까. 다들 제가 거짓말 한다고 하겠죠. 제가 거짓말쟁이 된 걸로 해두죠"라며 입을 닫았다. "저 혼자 들은 것이 아니지만 더 이상 대응하고 싶지 않네요. 제가 자꾸 이야기하면 선수를 나쁜 쪽으로 몰아가게 되고… 저는 우리 선수들 상처받는 것 원치 않습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올림픽 기간 중 모든 국가의 연맹과 감독, 코칭스태프들은 최고의 성적을 위해 선수 컨디션과 분위기를 관리하고, 미디어 등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컨트롤한다. 노선영의 기자회견 불참과 이후 반박 인터뷰는 대표팀 내 모든 상황이 제대로 통제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대표팀 분위기는 풍비박산이 됐다.
한 팀의 두 선수가 번갈아 눈물을 흘린다. 뒤처진 한 선수가 링크에서 울더니 다음날은 다른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는다. 기자회견에서 감독이 한 말을 선수가 아니라고 뒤집는다. 그리고 다음날은 함께 스케이트를 신고 열맞춰 달려야 한다. 마치 한편의 빙판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동료도 없고, 감독도, 스승도 없다. 전종목을 통틀어 올림픽 기간중에 이런 불협화음을 내는 이런 대표팀은 처음 본다.
둘이 만나 시원하게 화끈하게 풀든지,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등 '어른'이 중재에 나서 화해시키면 될 일이다. 왜 각각 다른 채널을 통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올림픽은 아름다워야 한다. 피와 땀이 존중받고, 서로를 배려하고, 최선을 다한 승자와 패자 모두 박수받는 자리다. 서로 외면하며 엇박자를 내는 모습은 안타깝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은 지난 4년간 이날만을 위해 뜨거운 땀방울을 흘려온 동료들, 오래도록 칭송받아야 할 이들의 값진 결실이 '블랙홀' 같은 이 논란 속에 모두 가려져버렸다는 사실이다. 20일 쇼트트랙 여자계주 금메달도, 이상화와 차민규의 은메달 시상식도 팀추월 논란 속에 파묻혔다. 올림픽은 아름다워야 한다. 피와 땀이 존중받고, 서로를 배려하고, 최선을 다한 승자와 패자 모두 박수받는 자리다. 아름다워야할 평창올림픽의 끝자락이 빙판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올림픽은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부끄러움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