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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국 쇼트트랙 사상 올림픽 3관왕의 주인공은 두 명이었다. 공교롭게도 대기록은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작성됐다. 남자에선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명), 여자에선 진선유가 금빛 메달 세 개씩 챙겼다.
최민정의 금메달로 한국은 역대 5개 대회 중 금메달 3개를 차지하며 '쇼트트랙 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2002년 솔트레이트 시티 대회 때부터 정식종목이 된 여자 1500m 금메달은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었다. 2002년과 2006년 각각 고기현과 진선유가 시상대 가장 꼭대기에 선 뒤에는 2010년과 2014년 저우양(중국)에게 2연패를 내줬다.
펑펑 울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 다 잊었다. 어차피 500m는 자신의 주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14일 훈련에선 곧바로 밝은 미소를 되찾았다. 멘탈 회복력도 에이스였다. 동료들도 인정했다. '맏언니' 김아랑은 결전을 하루 앞두고 "많이 아쉬워하더라. 민정이와 같이 방을 써 그날도 민정이가 들어올 때까지 안자고 기다렸다"며 "민정이는 워낙 성숙한데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더라"고 말했다.
최민정은 주종목 1500m에 대한 자신감이 강했다. 올 시즌 1500m 세계랭킹 1위였다. 네 차례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심석희(21·한체대)에게 금메달을 내줬을 뿐이었다.
특히 500m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부분이 '약'이 됐다. 최민정은 "올림픽 전에는 경험이 없어서 몰랐는데 3일 '텀'이 있는 것이 재정비에 낫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종목을 뛰고나니 분위기와 감각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동·하계 사상 전무후무한 4관왕 목표는 아쉽게 날아갔지만 첫 올림픽에서 3관왕은 4관왕 만큼이나 대단한 기록이 될 것이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