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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Live]'눈물' 최민정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교차하더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17 22:18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감정이 교차하더라."

최민정은 울었다. 그는 1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 A에서 2분24초948로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맏언니' 김아랑은 2분25초941로 4위에 자리했다. 2위는 리 진유(2분25초703), 3위는 킴 부탱(2분25초834)에게 돌아갔다.

당초 최민정의 이번 대회 목표는 '4관왕'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500m 결선에서 실격됐다. 펑펑 울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 다 잊었다. 어차피 500m는 자신의 주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최민정은 주종목 1500m에 대한 자신감이 강했다. 올 시즌 1500m 세계랭킹 1위였다. 네 차례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심석희(21·한체대)에게 금메달을 내줬을 뿐이었다. 운명의 결선. 1번 레인에서 스타트한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부터 후미에서 전력 탐색을 하다 1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어 킴 부탱과 아리아나 폰타나에게 선두를 내준 최민정은 3바퀴를 남겨두고 빠른 스피드로 선두로 치고 올라와 결국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너무 힘들게 준비했다. 감정에 북받쳤다. 4년 동안 꿈에 그린 올림픽서 금메달을 따니까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교차하더라"며 "시상대에 오르자 이게 꿈인가 싶을 정도로 기뻤다"고 웃었다.

500m의 아픔은 씻었다. 그는 당시에도 울었다. 최민정은 "그때 눈물과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눈물이 난 것은 그간 했던 것이 생각이 많이나서다. 비슷하지만 성적은 완전 반대였다"고 했다. 이어 "신체적으로도 힘든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랬지만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움 주신 덕분에 이겨낸 것 같다"고 했다.

최민정은 500m 실격을 의식한 탓인지 이번 레이스에서는 손을 뒤로 떼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어느정도 의식을 하기는 했다. 1500m는 500m보다 속도가 덜나기 때문에 원심력이 적어서 손대는 횟수가 적기도 하다"고 웃었다. 4관왕 후보로 지목받은 최민정은 부담감과 싸웠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하면서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겠다고 많이 다짐했다. 500m에서 결과는 그렇게 나와서 과정은 후회없었다. 4종목 출전했는데 3종목이나 남았는데 빨리 잊으려고 했다. 애초 500m는 도전하는 종목이었다"며 "3관왕, 4관왕에 대한 기대는 그간 성적을 토대로 봐주셨던 것이다. 부담은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성적에 대한 것은 자리에 맞게 최선 다하는게 맞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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