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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아이스하키]올림픽 첫골 '하버드 엘리트' 랜디 희수, 골사냥은 계속된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2-15 05:00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14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이 일본 선수를 압박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4/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명문 하버드대.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명문 듀크대 생물학 석박사 과정.

랜디 희수 그리핀(30)은 촉망받는 엘리트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삶은 비교적 순탄했다. 격렬한 아이스하키 운동도, 공부도 랜디 희수는 모두 잘 해냈다.

랜디 희수는 열살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 운동 신경이 좋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랜디 희수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권했다. 하지만 랜디 희수는 더 격렬한 스포츠를 좋아했다.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흠뻑 젖었다.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듀크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진학했다. 미래가 보장된 엘리트의 커리어였다.

한창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던 랜디 희수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때는 2015년.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합류를 요청받았다. 당시 한국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위해 전력 강화에 열 올리던 상황이었다.

평소 아이스하키와 '핏줄의 나라' 한국에 대한 열망이 컸던 랜디 희수였다. 망설이지 않았다. 그 길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2017년 3월 특별 귀화 시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단일팀 훈련중 빙판에 쓰러져있는 랜디 희수 그리핀(오른쪽). ⓒAFPBBNews = News1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의 주축으로 빙판을 누벼온 랜디 희수는 남북 단일팀 결성 후에도 팀 공격의 한축을 도맡았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했다. 빠르게 회복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핵심' 랜디 희수의 컨디션 저하 속 단일팀은 스위스, 스웨덴에 연달아 0대8으로 패했다.

하지만 랜디 희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14일 '숙적'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랜디 희수는 박예은, 캐롤라인 박, 김희원 황충금과 함께 3라인에 포진했다. 머리 감독은 이날 4명의 북한 선수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일본의 압박에 고전했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에서만 2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14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단일팀 문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4/

3라인 투입 후 랜디 희수는 활발한 몸놀림으로 일본 수비라인에 균열을 냈다. 그러더니 일격을 가했다. 2피리어드 9분31초. 박윤정의 어시스트를 받은 랜디 희수는 상대 수비수를 한 명 앞에 두고 정교한 슈팅으로 일본 골망을 갈랐다. 역사적인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골. 그것도 일본전에서 랜디 희수가 터뜨렸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14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단일팀이 올림픽 첫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4/
랜디 희수의 만회골로 단일팀은 기세를 끌어올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단일팀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단일팀의 올림픽 무대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B조 최하위 4위인 단일팀은 18일 순위 결정전 1라운드를 치른 뒤 결과에 따라 20일 5, 6위 또는 7, 8위 결정전에 나선다. 아직 2경기 남았다. 랜디 희수의 골구경은 이제 시작이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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