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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Live]'깜짝동메달'김민석,'한솥밥'최민정 누나를 걱정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4 13:32


강릉=정재근 기자, 송정헌 기자

"민정이 누나는요? 어떻게 된 거예요?"

13일 밤 강릉오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19·성남시청)은 기자회견 후 도핑검사를 받았다.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 도핑검사를 마치고 자신을 기다리던 손세원 성남시청 감독을 찾아온 김민석의 첫마디는 "민정이 누나는요?"이었다. 같은시각 쇼트트랙 500m에 출전한 최민정의 안타까운 실격 소식을 도핑검사 중 전해들은 모양이었다. 몇 시간 전 짜릿했던 동메달의 기쁨보다 대표팀과 소속팀 선배 최민정의 아픔을 진심어린 눈빛으로 걱정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왜요?" 재차 묻는 김민석에게 손 감독은 말했다. "아직 3경기나 남아 있잖아. 민정이는 틀림없이 더 잘할 거야."

1999년생 김민석은 1998년생 한살위 최민정과 어린 시절 함께 쇼트트랙 훈련을 했다. 김민석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 무렵까지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했었다. 평촌고를 졸업한 김민석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성남시청 빙상선수단에 입단하면서 한해 먼저 입단한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소속사도 갤럭시아SM으로 같다.


최민정과 김민석은 자신의 종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스케이터로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꿈의 평창올림픽 무대에도 나란히 섰다. 김민석은 13일 밤 강릉오벌에서, 최민정은 5분 거리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한날한시에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김민석은 스피드스케이팅 1500m의 '다크호스'로, 최민정은 쇼트트랙 500m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김민석이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던 바로 그 시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예기치 않은 최민정의 실격 소식이 날아들었다. 역사적인 1500m 동메달 현장에서 최민정의 소식을 전해들은 손 감독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쏟아지는 축하인사에 마음껏 웃을 수도 없었다. "마음이 묘하다. 민석이가 잘해줘서 정말 기쁜데, 민정이 때문에 정말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냉정한 승부사' 최민정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손 감독 역시 "아직 민정이는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오히려 부담감을 털어내고 남은 경기에서 틀림없이 더 잘해낼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표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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