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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일문일답]'故노진규 누나'노선영"후회없는 레이스,동생도 만족할것"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2 22:43


"동생도 잘 탔다고 할 것 갔다."

'고 노진규의 누나' 노선영(29·콜핑)의 눈가가 빨개졌다. "동생이 뭐라고 할 것 같냐"는 질문에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쳤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강릉오벌 스타트라인에 서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토록 간절했던 4번째 올림픽 무대에 섰다. 노선영은 12일 밤 9시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펼쳐진 여자 1500m 경기, 5조 아웃코스에서 카자흐스탄의 예카테리나 에이도바와 맞대결을 펼쳤다. 메달권에서는 탈락했지만, 1분58초75의 호기록이었다.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팬들의 시선은 '월드컵 랭킹 1위' 다카기 미호(일본)와 '세계기록 보유자' 헤더 베르그스마(미국)의 금메달 대결에 쏠렸지만 대한미국 안방 팬들의 시선은 노선영에게 머물렀다. 19년 선수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환호성 속에 스타트라인에 선 노선영은 최선을 다한 레이스를 펼쳤다. 어깨에 13㎝ 혹을 매달고도 올림픽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쇼트트랙 천재' 동생 노진규가 2016년 골육종 투병끝에 세상을 떠난 후, 노선영은 평창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은퇴도 미룬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노선영은 눈물을 글썽였다. 평창 스타트라인에 서기까지 곡절이 많았다. 대한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선수 등록에 문제가 생겼다. 태릉선수촌에서 눈물을 흘리며 나홀로 짐을 쌌다. 이튿날 도핑 징계로 인해 러시아 선수의 출전이 불발되며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엔트리가 번복됐다. 김상항 빙상연맹 회장이 직접 그녀를 찾아 사과했다. 어렵게 마음을 돌렸다. 기적같은 기회를 받아들였고, 주어진 기회에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다.

평창올림픽, '고 노진규의 누나' 노선영은 아픔과 상처를 딛고 올림피언으로서의 '최선'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처음부터 메달은 중요치 않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2010년 밴쿠버올림픽, 2014년 소치올림픽에 이어 생애 4번째 평창올림픽, 언제나처럼 묵묵히 최선을 다한 레이스였다. 그녀의 '동생과 함께 한 질주'는 아름다웠다.

-경기 소감은?

후회없이 탔다. 최선을 다한 경기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


-결승선 통과할 때 후련했나

후련했다.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음을 먹는 것이 힘들었다. 마지막 무대에서 미련없이 타고 싶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기록은 어떤가.

기록은 그렇게 좋지 않다. 일주일을 쉬어서 2주만에 경기를 하게 되서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팀추월 훈련으로 좋은 훈련이 될 것같다. 팀추월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밥데용 코치가 경기전 무슨 이야기를 해줬나.

타임스케줄을 챙겨줬다. 옷입고 몸푸는 루틴을 이야기했다.…

-동생 노진규 선수가 오늘 레이스를 봤다면 뭐라고 할 것같은지

동생이 봐도 만족스러워했을 것같다.

-오늘 4번째 올림픽 출전 소감은

홈그라운드에서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이 힘이 됐다. 자신감이 업 돼서 잘 탈 수 있었다, 훨씬 힘이 나서 생갭다 잘 탔다.

-오늘 출전을 결정하는데 있어 동생의 영향도 컸는지

동생 이유도 컸다. 제가 선수로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 마지막 올림픽을 후회없이 마치고 싶은 마음이 컸다. 4년을 준비한 것을 허무하게 날릴 수는 없었다.

-열일곱살때부터 서른살까지 4번의 올림픽을 나간 선수다, 거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을 것같다.

제 자신은 그런 마음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모르시니까… 좀 그런 마음이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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