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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에 이곳 저곳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아휴~." 북측 선수들의 목소리다.
5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아이스하키 여자 남북 단일팀이 공식훈련을 했다. 4일 스웨덴전을 마치고 5일 새벽 1시경 강릉 선수촌에 입성한 단일팀. 입성 당일 오후 12시40분부터 진행된 훈련은 체력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었다. 새러 머리 감독은 안배를 택했다.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다수의 북한 선수와 스웨덴전에서 오랜 시간 뛰지 않았던 선수 총 14명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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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외신의 눈도 쏠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방송사 OBS, 일본 NHK와 교도통신에 단일팀과 같은 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속한 스웨덴, 스위스 언론들도 단일팀의 훈련 장면을 지켜봤다.
해프닝도 있었다. 차디찬 빙판 위에 뜨거운 구슬땀이 떨어지던 훈련 막판, 시계는 오후 1시 54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도윤 코치는 "주목! 2시 5분까지 (훈련)할거야. 2시 5분이야!"라며 지친 선수들을 독려했다. 머리 감독의 지시였다. 하지만 이는 훈련 시간을 잘못 알아서 생긴 실수였다. 이날 단일팀의 공식훈련 시간은 오후 2시까지였다. 예정된 시간에 훈련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관동하키센터 베뉴 관계자가 머리 감독에게 오후 2시까지 훈련 가능하다고 알렸고, 머리 감독은 황급히 김 코치를 불러 훈련 종료를 지시했다. 김 코치의 종료 사인과 동시에 북측 선수들은 짧은 한숨과 함께 어깨를 늘어뜨렸다. 이 와중에 힘이 남은 정시윤은 머리 감독에게 다가와 끝났냐고 물었다. 머리 감독이 "훈련 끝났다. 내가 시간을 잘못 확인했다"고 하자 정시윤은 애교 섞인 미소로 "So short(너무 짧다)"이라고 했다. 반면 북측 선수들은 빠르게 공동취재구역을 벗어나며 "아유 힘들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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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넬 임은 "서로 사용하는 하키 용어가 다르다. 우리는 패스인데 북측 선수들은 연락이라고 한다. 또 몇 가지 다른 것들이 있지만 서로 받아들이면서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골리 한도희는 "북측 선수들과 진천에서부터 함께 했다. 강릉 훈련이라고 해서 크게 다른 건 없다"며 "평소처럼 잘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 저기 터져나오는 북측 선수들의 곡소리는 단일팀 전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