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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상화 '상승곡선'-고다이라 '결전지 입성', 빙속 여제 쟁탈 막 올랐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2-05 08:17


이상화(왼쪽)와 고다이라 나오. 스포츠조선DB, ⓒAFPBBNews = News1

최근 '빙속 여제' 타이틀은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넘어가는 듯 했다.

고다이라는 최근 가장 '핫'한 스케이터다. 단거리 세계 최강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평창올림픽 일본 대표 선발전 여자 500m에서 37초13으로 우승, 일본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24연승 위업을 달성했다. 고다이라의 500m 개인 최고 기록은 36초75. 지난 11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대회 여자 10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선 1분12초09를 기록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고다이라는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평창올림픽도 고다이라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500, 1000m 뿐 아니라 1500m 출전권도 얻어 대회 3관왕을 노린다.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일본 대표팀 주장도 고다이라의 몫이다.

고다이라의 상승세 속에 이상화는 주춤했다. 종아리 부상 탓이 컸다. 특유의 폭발적인 질주에 열기가 잠시 식은 모습.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최초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는 분명 위기였다.

금빛 무게추가 고다이라로 쏠리는 듯 했지만, 이상화가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상화는 4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인젤 아이스슈타디온에서 열린 프릴렌제컵 여자 500m에서 37초18로 1위를 차지했다. 프릴렌제컵은 B급 국제대회로 이상화의 기록은 트랙 신기록이다. 이상화의 뒤를 마샤 허디(37초75), 헤더 맥린(38초23)이 이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3연패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이상화. 그간 다소 부진한 모습으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게 여제 칭호를 내주는 분위기였지만, 자신만의 페이스로 대회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서 100m 10초35만에 주파했다. 올 시즌 최고의 스타트 기록. 이는 지난해 11월 ISU 캘거리월드컵 3차대회와 같은 기록이다. 당시 이상화는 500m를 36초86으로 완주하며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웠다.

이제 전면전이다. 고다이라는 4일 130명의 일본 선수단 본진을 이끌고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강릉 선수촌에 여장을 풀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는 대단한 선수"라면서 "이상화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기 보다는,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면 좋을 것 같다"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우승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읽히는 음성이었다.


함께 빙판에서 스케이트날을 마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달 22일부터 개인 지도자 케빈 크로켓 코치가 이끄는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과 독일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이상화는 5일 귀국, 6일 강릉에 입성한다. 고다이라는 5일 강릉 오발에서 진행될 예정인 스피드스케이팅 공식 훈련에 참가할 전망이다. '빙속 여제 쟁탈전'은 이제 시작됐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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