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는 다른 세계 사람인 것 같아요."
이시형(17·판곡고)에게 이번 대회는 성장의 장이다. 국내에서 열린 큰 시합, 응원과 다른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통해 한단계 도약한 모습이다. 이시형은 1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4.04점과 예술점수(PCS) 66.28점을 묶어 130.32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5.4점을 기록한 이시형은 총점 195.72점을 얻었다. 종전 개인 총점 최고 점수인 174.28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시형은 "연습 때 계속 클린을 해서 대회 때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여기와서 연습이 잘 안돼서 긴장을 많이 했다. 나쁘지 않았다. 잘해서 클린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다행이다. 다음에 더 잘하겠다"고 했다.
표현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시형은 "원래 표현력이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뒤로 갈수록 신이 나는 음악이다. 이 링크장은 나만의 무대이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되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안무와 레슨을 못받아가 이번에 대표에 되고 나서 한달 정도 연습했다"고 했다. 빙판 상태에 대해서는 "엣지 점프가 갈린다고 해야 하나. 타이밍이 안맞는다. 토 점프는 괜찮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한 대회라 다른 곳에서 한 4대륙 대회보다 큰 경험이 됐다"고 웃었다. 참가한 하뉴 유즈루와 네이선 천 같은 선수들에 대해서는 "다른 세계 선수인 것 같다"고 했다.
보완점도 생겼다. 이시형은 "키가 스케이트 선수치고는 크다. 1m82다. 2013년 후반에 발목 부상으로 1년 쉬었더니 그때 잠을 많이 자면서 확 컸다. 중학교 2~3학년 부터 계속 큰다. 성장판이 열려서 계속 큰다고 하더라. 그게 좀 걱정이다. 키 큰 것은 좋지만 점프에도 영향이 간다. 다른 선수보다 더 앉아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많이 허우적된다고 한다. 이번 시즌도 계속 크는 바람에 힘들었는데 시즌 말에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시형은 "상위권에 들려면 트리플 악셀이랑 쿼드러플 점프를 한 두개 뛰어야 한다. 수준이 엄청 높아졌다. 나도 뛸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하지만 부상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어서 꾸준히 연습을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끝나고 집중적으로 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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